보다 젊은 감각으로
청년교화 펼칠
적임자 키워가야

[원불교신문=김도길 교도] 참으로 신기한 인연으로 총부 근처의 마을에서 나고 자라, 유년기부터 늘 주변에서 원불교를 접할 수 있었다. 그러다 대학교 4학년 때, 원불교란 종교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이 들어 교당을 다니고 있던 연에 기대어 스스로 원불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담당 교무님이 굉장히 드문 경우라며 무척 반갑게 맞아주신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에 우리 부송교당에는 제법 많은 숫자의 청년들이 있었기에 나와 같이 원불교에 스스로 발을 내딛는 사람이 얼마나 특이한 경우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약 5년 여간 종교 활동을 이어오면서 나처럼 스스로 원불교에 발을 내딛는 경우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대단히 특이한 경우였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청년회 활동을 하며 가장 많이 목격한 교화 사례는 교무님들의 개별적 노력, 혹은 일부 청년들의 개인적인 노력에 의한 것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원불교 교도의 네 가지 의무 중 하나인 입교연원에 의거하여 모든 교도들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교화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와 달라진 환경이나 청년층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인연에 교화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교화활동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노력과 인연에만 교화를 맡겨둔다면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교화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교화활동에 대한 개인의 적극성이나 관심, 인맥의 범위 등에 따라 그 가능성이나 성과가 천차만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한 입문 교재나 기본 교육 체계가 부족해, 초기 정착 과정을 개인이 상당 부분 감수해야한다는 것 역시 교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제는 교단 전체가 나서 교화 방법을 다양화하고 표준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청년들의 트렌드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한 홍보를 진행하고, 원불교에 대한 기본 정보가 없는 사람들도 원불교라는 종교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 및 교재를 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최근 청년들의 요구를 파악하여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 중 원불교가 제공해 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무조건 우리 원불교의 정보를 알리고 제공하는 식의 접근보다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 스스로가 원불교에 대한 필요와 관심을 가질 수 있게끔 접근해야 한다. 또한 교단은 보다 젊은 감각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교화를 펼칠 적임자를 선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을 하여야 한다. 

원불교 교화의 미덕이 종교적 색채가 덜하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화 자체가 무색무취의, 특성이 없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청년교화는 앞으로의 원불교 100년을 지탱할 기둥을 세운다는 마음으로 자성과 자각을 가지고 교단 전체가 힘써주길 기원한다.

/부송교당

[2019년 2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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