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학과 신입생은 20명인데 정년퇴임자는 40명입니다.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런 식의 보고와 우려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마찬가지로 '각 교구장님들과 교당 교무님들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하는 요청도 식상하다. 반복되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관련 부서의 속내가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간단한 질문을 해보자. 원기105년도에 신설되는 교당은 몇 개이고 기관은 몇 개일까? 늘어나는 해외 교당과 기관은 또 몇 개일까? 몇 명이 휴양을 하고 휴무를 할 것인가? 1년 후 교단이 필요로 하는 출가교역자의 수는 몇 명이고, 몇 명이나 일터에 배치할 수 있을 것인가? 조직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런 예측과 관리를 우리는 얼마나 면밀하게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성직 지원자 급감과 그에 따른 인력 부족 현상은 이웃 교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저출산 초고령화의 인구 추세와 성직자의 삶에 대한 선호도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급기야 성직자 지원 감소로 인해 성직자 양성 교육기관이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 교단도 부족한 인력의 충원 방안으로 기간제 전무출신제도, 정무 제도와 같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시행착오도 경험하고 있다. 인력 부족 문제의 해결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단순히 예비교역자 양성 교육기관을 탓 할 수도 없고, 청소년 교화를 책임진 현장을 탓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교정원에 모든 책임을 돌릴 수도 없다. 대단히 복합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한정된 주체가 아닌 전 교단적 관심과 역량이 투여되어야 한다. 

예비교역자 양성을 책임지고 있는 교정원 교육부, 재교육과 인사를 책임지고 있는 총무부, 복지와 퇴임 후 정양을 책임진 공익복지부 등을 비롯한 관련 부서와 교육 기관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물론 교화현장과의 합력도 필수적이다.  

다시 1년 후를 생각해보자. 기존 인력보다 더 적은 인력이 현장으로 배분될 것이 틀림없다. 현장이나 교정원 모두 곤혹스러워 할 것이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은 정신병의 초기 증상이다.' 아인슈타인은 차갑게 그러나 엄중하게 인과의 이치를 표현했다. 과거와는 다른 해결책, 차원이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 전산종법사는 재가교무 제도를 제안하고 있다. 한반도 통일 시대까지 내다보는 포석이다. 

새로운 인력수급정책으로 출가에 치우친 교단 운영이 바로잡히면 좋겠다. 일례로 현재 법강항마위 이상의 재가 법사는 약 3천5백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 중에는 교화에 대한 열망과 교화역량을 겸비한 젊은 인재가 참으로 많다. 이들에게만 기회를 주어도 물꼬가 터질 수 있다. 재가 교역자들이 양양한 교운을 열어갈 수 있도록 교역자 제도의 문을 열어젖히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2019년 2월15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