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교단의 비전은 무엇인가
네트워크 시대 각자가 중심이다 융합의 시대,
10인 1단이 집단지성의 한 단위가 되고
10단이 열(10)이 돼 100단이 되면
집단천재가 된다

[원불교신문=이동하 소장] 본사는 창사 50주년을 맞아 '4차 산업혁명과 원불교'라는 주제로 특집 기획을 마련한다. 본 기획은 우리시대 전문가들의 정견을 통해 교단 미래교화를 통찰하고자 한다.

나라의 부강은 부국강병을 통해 실현된다. 진시황은 법가 사상을 받아들여 산업을 진흥시켜 경제력과 군사력의 병진을 통해 중국을 통일했다. 징기스칸은 상인과 기술자를 중시해 세상의 정보에 통하고, 막강한 전쟁무기를 개발하여 전무후무한 제국을 구축했다. 

2천년 전 중국의 과학서 〈회남자(淮南子)〉는 우주를 이미 공간과 시간으로 보고 있다. "천지사방을 우(宇)라 하고, 고금왕래를 주(宙)라고 한다." 화약, 지도, 나침반은 동양이 먼저 발명했으나, 과학보다는 도학을 중시한 결과 산업혁명 이후 동양은 식민지 시장으로 전락했다. 한나라의 7대 황제 한나라 무제는 장건을 통해 흉노를 정벌하는 과정에서 실크로드를 개척했다. 상인들이 시장을 열고 승려 숙소를 만드는 등 물자교역과 불교전파에 기여했다. 유럽은 상인들의 경제적 요구와 기독 신앙의 종교적 요구가 결합되어 대항해 시대를 열며 식민지를 개척했다.  

일본은 16세기 이후 서양문물에 눈을 뜨고 청년들을 유럽으로 유학을 보냈으나 조선은 관념적 성리학에 빠져있을 무렵, 1769년 1월5일 영국의 제임스 와트는 '화력기관에서 증기와 연료의 소비를 줄이는' 증기기관 발명 특허를 획득했다. 이는 산업혁명의 신호탄이었다. 증기기관이 나와 1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된 영국은 해 지지 않는 제국이 됐다. 면방직 발달은 섬세한 여성과 민첩한 아동이 필요했다. 열악한 노동환경 속 산업재해 문제가 커져갔다.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고용주 책임 등 산업재해 대책을 국가차원에서 강구했다. 

3.1 운동이 일어나기 3년 전 그 암울하였던 시절, 지금도 교통이 불편한 영광 땅에서 일원회상이 열렸다. 산업과 관련해 소태산 대종사님의 '최초법어'에 주목한다. 요지는 시대를 따라 학문을 준비하고, 실업과 의식주를 완전히 하며, 자리이타로 강약진화의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종교 없는 과학은 맹목적(Blind)이고, 과학 없는 종교는 무용(Useless)하다. 종교는 생사와 고락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과학은 발명과 혁신의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원불교 〈개교의 동기〉는 도학과 과학의 병진을 통한 낙원세상 건설이다. 육신은 마음을 표현하는 매체요, 과학은 도학을 실현하는 방편이다. 그래서 영육쌍전, 이사병행이다. 사람들의 두뇌가 무슨 특별한 차이가 있겠는가? 육신은 정신이 잠시 머물다 가는 집이다. 

과학과 도학은 천재의 노력이 아닌 '노력의 천재'들이 남긴 영혼의 작품이다. 증기기관의 1차 산업혁명, 전기를 활용한 대량생산의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한 3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상품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진화해 왔다. 그러나 산업화는 공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환경파괴, 빈부 차이, 물질적 풍요 속 정신적 빈곤의 어두운 그림자를 남겼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 후 유독 우리나라에서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언론에서도 특집을 다루면서 4차 산업혁명이 사용 빈도수가 가장 많은 단어 중 하나가 됐다. 

글로벌 제조업 강국인 독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인더스터리 4.0'을 국가 차원에서 선언하여 생산공정 자동화 등 산업현장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변혁 경제(Digital Transformation Economy)시대인 것이다. 용어를 어떻게 사용하였건 간에 4차 산업혁명을 간추리면 'ABC'이다. A는 AI(인공지능), B는 Big Data(초고속으로 초연결되면서 초용량 데이타 생성), C는 Cloud(가상저장공간)이다. 여기에  사물 인터넷(IoT)이 연결되면서 '일체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식(識)'인 제8식 '알라야식(阿賴耶識)'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노동력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니 첨단 공장들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되돌아가는 '오프쇼링(Offshoring)' 추세를 보인다. 현재의 직업이 사라지다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시대에 맞는 교육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IBM에서 개발한 '왓슨' 로봇의사가 수술하고,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는 인공지능 조교가 학습 코칭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말이 있다.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점을 말한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기술이사인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이 되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시점이 온다고 하면서 그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음에 따라 '상상이 현실화되는 시대'가 됐다. 

오늘날 영화 산업은 현실보다 앞서가면서 곧 닥칠 미래 세상을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1984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SF 액션영화 '터미네이터(종결자)' 영화가 나왔다. 그때만 해도 상상으로만 보였다. 그러나 2008년 존 파브로 감독의 '아이언맨(철인)' 영화를 볼 때는 닥쳐올 미래로 사람들은 여기기 시작했다. 로봇이 로봇을 만들고 다른 로봇을 죽이고, 로봇이 인간을 돌보고 인간을 죽이는 것이 실화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상상으로 현실화된 최고최강의 과학기술이 집적된 하이테크 슈퍼 로봇은 영혼과 심장을 지니고 자성의 혜광에 빛나는 하이터치 슈퍼 휴먼이 통제하는 미래를 그려본다. 

미래의 시나리오를 짜고 혁신 프로그램을 짜는 주체는 사람이다. 인공지능, 3D프린터, 드론, 자율주행차 등은 사람이 만들었다. 인간에게 윤리를 가르치듯이 '로봇윤리(Roboethics)' 정립을 위해 2004년 이탈리아 산레모에서 '제1회 로봇윤리 국제심포지움'이 개최된 바 있다. 그 후 2007년 로마에서 열린 국제로봇자동화학회에서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번영을 위해 인간중심의 윤리규범'인 <로봇윤리헌장>을 발표했다. 여기서 의미 있는 발상은 인간과 로봇은 친구로서 상호 존중하는 동반자 관계로 지내되, 인간의 명령에 로봇이 순종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로봇은 윤리가 없다. 결국 인간의 윤리가 중요하다. '터미네이터'의 악몽을 벗어나기 위해 과학기술의 발전을 인위적으로 늦출 수는 없지만, 이를 선용하느냐 악용하느냐에 대한 관심은 인류적 차원에서 강화되어야 한다. 음이 극한에 이르면 음양상승(相勝)의 도를 따라 양이 생겨나듯이, 과학기술에 의한 물질문명이 정점에 도달하기 직전부터 정신개벽 시대가 밝아온다.

인류의 역사는 '물질과 정신의 동태적 균형'을 취하면서 진화한다. 

오늘날 병든 영혼의 치유를 수행해야 할 종교의 신도수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기술 발달은 산업의 진화를 가져와서 하드웨에에서 소프트웨어로, 소프트웨어에서 감성과 힐링을 위한 마인드웨어(Mindware) 비즈니스까지 왔다. 

종교적 기능을 수행하는 대체종교성 마음산업이 분야별로 생겨났다. 아울러 과학과 도학(종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대종경〉 변의품과 성리품의 경계가 사라지는 듯하다. 덴마크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저서 〈꿈의 사회(Dream Society)〉에서 앞으로 시장은 꿈과 감성, 이야기를 거래하는 곳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자아성찰, 마음의 평화, 신념고취, 사랑·우정·연대, 관심·배려, 도전·모험 등 6개 마음산업시장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 교단의 비전은 무엇인가? 비전 실현을 위한 핵심역량은 무엇이며, 핵심역량을 활용하는 전략방향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다. 창조적 오답에서 교단 혁신을 향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네트워크 시대! 각자가 중심이다. 융합의 시대! 10인 1단이 집단지성의 한 단위가 되고 10단이 열(10)이 돼 100단이 되면 집단천재가 된다. 

/솔로몬경영개발원(주) 수석 컨설턴트 
솔로몬경영개발원 부설 마케팅연구소장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