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지금까지 일상수행의 요법 중 삼학 조항이 좀 더 '일상적인' 수행이 되도록 해야 하며, 자구와 문장에 대한 해석으로 진리의 요체를 삼으려는 시도는 자칫 오류를 낳을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한 편으론 대종사께서 삼학 병진에 대한 여러 가지 법문을 주셨기에, 그 법문에 의거하여 쉽게 그 수행 방법을 짚어볼 수 있었다.

'마음공부'는 결국 '무시선'으로 이어진다. '무시선'은 교리 표어에도 새겨두었으며, 〈정전〉 수행편에도 '무시선법'이 따로 들어가 있어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정산 종사는 무시선에 특별히 '사상(事上) 공부'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원기34년 유일학림 제 1회 졸업식에서 훈시하실 때, "이제 그대들은 학림의 학과는 마쳤지마는 정말로 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나니 그 큰 공부는 곧 일하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며 일하는 사상 공부라, … 신성과 공심에 근원하여 이 사상 공부에 부지런히 잘 힘써서 부처의 공부와 부처의 사업을 원만히 성취하길 바라노라."(〈정산종사 법어〉 경륜편 6장) 하셨다.

이른바 '큰 공부'라고 한 '사상 공부'는 동과 정을 구분하지 않는 공부법으로 대종사께서 수행품 9장에서도 똑같이 '큰 공부'라는 말씀으로 그 대지를 밝혀주셨다. 

"무릇, 큰 공부는 먼저 자성의 원리를 연구하여 원래 착 없는 그 자리를 알고 실생활에 나아가서는 착 없는 행을 하는 것이니,… 공부하는 사람이 처지 처지를 따라 이 일을 할 때 저 일에 끌리지 아니하고, 저 일을 할 때 이 일에 끌리지 아니하면 곧 이것이 일심 공부요, 이 일을 할 때 알음알이를 구하여 순서 있게 하고, 저 일을 할 때 알음알이를 구하여 순서 있게 하면 곧 이것이 연구 공부요, 이 일을 할 때 불의에 끌리는 바가 없고, 저 일을 할 때 불의에 끌리는 바가 없게 되면 곧 이것이 취사 공부며, 한가한 때는 염불과 좌선으로 일심에 전공도 하고, 경전 연습으로 연구에 전공도 하여, 일이 있는 때나 일이 없는 때를 오직 간단없이 공부로 계속한다면 저절로 정신에 수양력이 쌓이고 사리에는 연구력이 얻어지고 작업에는 취사력이 생겨나리니,…' 

'이 일을 할 때', '저 일을 할 때'와 같은 말씀은 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사상 공부'와 바로 통하는 말씀이고, 수행품 2장의 '동정 간에 삼대력 기르는 빠른 방법'과 이어져 있으니, 이것이 곧 삼학을 일상의 삶 속에서 부려 쓰는 무시선 공부이다. 그래서 "그대들도 그와 같이 동정일여의 무시선 공부에 더욱 정진하여 원하는 삼대력을 얻을지어다."(수행품 9장) 하고 거듭 말씀하신 것이다.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 공부라고 하면 정할 때 공부만을 공부라고 생각하여 고요한 곳에 은거하기를 좋아하거나 실생활과 상관없이 이론만 따지는 풍조를 혁신한 것이다. 

그 일 그 일에 일심을 기르고, 그 일 그 일에 연구하고, 그 일 그 일에 취사하는 공부를 '부지런히' 하며, 쉽게 '대조하고 또 대조하며 챙기고 또 챙겨서' 언제 어디서나 '일상 수행'을 하라는 것이 대종사의 본의이다. '일이 있는 때나 일이 없는 때를 오직 간단없이' '법대로' 공부하면 될 뿐, 따로 화려한 언사가 무에 필요할 것인가.

/원경고등학교

[2019년 2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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