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를 감동시키는 교무, 감동에 보답하는 교도
존경받는 리더만이 교도와 교당 변화시킬 수 있어

[원불교신문=김수영 교도] 논설칼럼을 쓰게 된 후로 교단에서 발간되는 간행물을 좀 더 꼼꼼히 챙겨보게 된다. 다양한 기사들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화두는 역시 교화와 소통에 관한 것이다. 그 만큼 교화와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 교단도 보다 적극적인 대내적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양한 콘텐츠로 종교기관 자체가 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하며 교도와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캐나다의 종교기관, 어렵고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즐거운 집회를 여는 일본의 종교기관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원불교에도 이런 교당이 있다는 것을, 더구나 같은 서울 아래 이런 교당이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태평양 건너 다른 나라 종교기관에서 벤치마킹 하고 싶은 사례가 우리교단에도 있다면 마땅히 널리 알려서 공유해야 할 일이다. 바로 강남교당이다. 강남교당은 세 번의 일반법회와(청년, 학생, 어린이, 유아법회 별도), 요일별로 진행되는 각종 선방과 강좌, 취미동아리, 음악회 등에 교도, 비교도 구분 없이 누구나 참여하고 있으며 1년 내내 교당 문이 닫히는 날이 없다. 동아리 모임에는 타종교인도 있지만 교당행사나 지역봉사 공연까지 당연히 함께 한다. 

처음엔 교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입교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매월 마지막 주 해피투게더 법회는 영화감상을 하며 설법을 곁들이는 형식이라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을 법회로 인도하는데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강남교당에는 원기103년 1번 이상 법회에 참석했던 신규 방문자 124명 중 58명이 입교해 새로이 교화단에 편성됐다. 올해 서울교구장으로 이동한 전임 교무의 재임 12년 동안 출석교도 수가 약 200명에서 700명으로 늘었다. 그토록 교화가 어렵다는 이 시기에 강남교당이 원불교 역사상 유래가 드문 양적 성장을 이루고, 다양한 콘텐츠로 성공적인 교화의 결실을 거두며, 세계적인 종교인구 감소 현상에 역주행하고 있는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하지 않는 것일 뿐, 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러한 성장의 첫 번째 요인으로 강남교당의 모든 교도들은 출가교역자의 교화의지와 행동하는 실천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도시 교화의 모델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을 가진 교무, '교화하자'는 말 대신에 사람들이 교당에 올 '꺼리'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교도들이 교당에 와서 편하게 쉬고, 즐기고, 공부하게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교무, 법회 후 교도들 챙기느라 늦은 식사를 하다 보니 가끔은 반찬 없는 맨밥도 먹는 교무, 교당 궂은일에는 인부들과 섞여서 누가 일꾼인지 교무인지 분간이 안 되어 '숨은그림찾기 해보자'는 농담이 교도들 간에 오고갈 만큼 스스로 낮은 곳으로 임하는 교무, 설교나 훈련 외에는 말을 아끼고 교도들의 얘기를 더 경청하며, 회의 때도 마지막에 한 말씀 청하면, '그대로 하시면 되겠네요' 또는, '조금 더 연마 해 보시지요'라는 말로 교도들 스스로 주인 되는 훈련을 시켜주는 교무, 365일 교당 문이 열려있으니 교무들의 노고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런 교무에게 고맙고 감동 받아 '어떻게 하면 교무를 도와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교도들은 교당에서 마련한 법잔치, 놀이잔치에 나 혼자 듣고 보는 것이 아까워서 주변 사람들을 한 둘씩 교당으로 인도하다 보니 교화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다. 

강남교당의 사례가 모든 교당에 적용된다고 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각자 처한 환경에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하다보면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도 길이 있다는 것을 강남교당은 먼저 경험했다. 그 동안 천주교 예비사제들, 교회소속 보육원생들, 통일교 대학생 신도들이 이웃종교 체험을 위해 강남교당을 다녀갔다. 

이웃종교에서 원불교와 강남교당에 관심을 갖는 동안 정작 원불교 내에서는 성공적인 교화 사례를 찾아서 알리는데 무관심해, 소속 교도가 셀프홍보를 하게 된 것이 원불교 소통의 현주소다. 강남교당은 지금까지의 교화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의사가 있다. 교화! 이제는 행동할 때이다. 

/강남교당

[2019년 2월15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