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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원을 찾아서-삼동원] 삼동윤리의 경륜이 훈련으로 피어나는 곳
[훈련원을 찾아서-삼동원] 삼동윤리의 경륜이 훈련으로 피어나는 곳
  • 김세진 기자
  • 승인 2019.02.19
  • 호수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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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병원 신규간호사 직원들이 삼동원 '참삶훈련'에 참석해 나를 변화시키는 훈련, 세상을 변화시키는 훈련으로 잊지못할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
원광대학교병원 신규간호사 직원들이 삼동원 '참삶훈련'에 참석해 나를 변화시키는 훈련, 세상을 변화시키는 훈련으로 잊지못할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

[원불교신문=김세진 기자] 국내엔 18개의 훈련원이 있다. 취재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훈련원을 찾아서'다. 이번에 선택한 곳은 충남 논산시 벌곡면에 자리 잡은 '삼동원'이었다.  

결실을 의미하는 곳 
삼동원은 삼동윤리인 동원도리, 동기연계, 동척사업의 정신으로 실천하여 모든 종교와 민족과 사상의 장벽을 트고 누구나 이곳에서 훈련하고 요양하게끔 설립된 곳이다.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종사, 대산종사가 이뤄내고 싶어 했던 교단의 결실을 의미하는 곳이다. 정산종사는 "뿌리를 길룡에 내리고, 신룡에 꽃피우며, 계룡에 결실하고, 금강산에 결복한다"고 했으니 새로운 전환기가 펼쳐지는 원기100년 이후에 더욱 주목받는 도량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유서 깊은 훈련도량
삼동원은 스승의 경륜과 지리적 요건으로 유명하지만, 훈련 프로그램으로도 유서가 깊은 곳이다. 삼동원 정기훈련은 원기76년 제1회 성리훈련을 시작한 이래 원기104년 제53회 정기훈련을 진행한 곳으로 교단내에서도 전통있는 훈련도량으로 손꼽힌다. 때문에 기자가 알기로는 매해 정기훈련이 열릴때마다 모든 일정을 뒤로하고 항상 참석하는 매니아층이 있다. 삼동원 정기훈련이 그만큼 인정받고 검증된 훈련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이번에 동행 취재한 프로그램은 정기훈련이 아닌 '참삶훈련'이다. 이 훈련은 교도훈련에서 나아가 국민훈련과 인류훈련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삼동원의 대사회 훈련프로그램이다. 삼동원에서는 30년 가까이 교도가 아닌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참삶훈련을 실시해 왔는데, 그동안 약 70여개 단체가 400여 회 이 훈련을 받았다. 마음공부를 현대 직장인의 상황에 맞게 이론과 체험을 병행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훈련원의 아침
이른 아침 삼동원에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막 잠에서 깨어난 자연의 소리는 정갈하기만 하다. 겨울이지만 계곡의 물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일상에 찌들었던 몸과 마음을 말끔하게 정화시켜주는 느낌이다. 훈련원 사무실에 발을 들여놓자 김혜봉 원장이 반갑게 맞았다. 그는 간사 때부터 50여 년 동안 이곳에서만 지낸 삼동원의 산증인이자 터줏대감이다. 다른 교무들은 곧 시작할 원광대학교병원 신규간호사 훈련준비로 분주하다. 16년째 진행되는 훈련이지만 훈련원 교무들의 눈빛은 동틀 무렵 반짝이는 샛별 마냥 초롱초롱했다.

분별과 특성을 내려 놓는 '둘이 하나되어' 프로그램.
분별과 특성을 내려 놓는 '둘이 하나되어' 프로그램.

나를 찾는 훈련
새로운 만남을 위하여 드디어 훈련이 시작됐다. 신규간호사들은 아직 긴장한 눈치다. 결제식에서 밖으로 향했던 눈을 안으로 돌리는 게 훈련이라는 훈련원장 법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묵직한 종소리가 마음을 파고든다. 30분 간격으로 몸과 마음을 멈추라는 신호의 종소리는 삼동원만의 특색있는 훈련이다. 이러한 훈련 전통이 10년 동안 진행됐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남명 조식 선생은 방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자신을 일깨우고자 했다던 그 수행법과 저 머나먼 프랑스 자두마을의 틱낫한스님이 30분에 한 번꼴로 종소리를 듣고 하던 일을 멈춰 가만히 자기 호흡을 지켜보는 수행법을 이곳에서도 체험할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오후에는 '행복한 우리 공동체 놀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정성권 교무의 숙련된 진행으로 신규 간호사들의 얼굴엔 웃음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모두가 참가해 구성원들간 팀워크의 중요성을 느끼면서도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어색했던 신규 간호사들은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졌다.

이렇게 열정적인 시간을 보낸 신규간호사들은 야외에서 진행된 힐링 숲체험으로 삼동원 근교의 계룡산 자락에 펼쳐진 빼어난 진경에 흠뻑 취했다.

나의 특성을 놓아야 
저녁 시간 드디어 기다리는 '둘이 하나되어' 프로그램이다. 기자가 원기80년 학생회 회장단 훈련 때 참여한 프로그램이 24년이 지난 지금 유서 깊은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났다.

이 프로그램은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한 사람의 눈을 안대로 가리고 다른 사람은 묵언으로 길을 안내하는 것으로 특성이 다른 두 개체가 같은 기운을 통하여 같은 느낌 속에 있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게 목적이다. 나의 모든 분별과 특성을 내려 놓고 모든 것을 상대에게 오로지 내맡길 때 온전한 공감과 공유를 비로소 깨닫는다. 

다음날 명상 요가 시간은 신규 간호사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시간이었다. 이제껏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간호사도 뒤로 빼며 어려워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외로 열심히 하는 새로운 간호사들이 눈에 띈다. 그 기운으로 긴장과 이완을 함께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모두 제법 열심이다. 이어 진행된 풍물시간은 백 여명의 장구와 북이 하나로 어우러져 자유자재와 신명을 만끽하며 공동체 원리를 체험했다.

세상의 유익을 위한 꿈을 키운다
이제 훈련 막바지 마무리 강의시간이다. 강의는 삶의 조건에 상처받는 삶이 아니라 무조건 삶에 감사하는 삶을 살고 주어지는 일에 끌려다니는 머슴이 아니라 일을 즐기는 일터의 주인으로 살아서 신바람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내용이다. 강의는 동영상과 PPT를 사용하여 집중도를 높였다. 

몇몇 간호사들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한 간호사는 "내 안의 따뜻함을 키워 은혜를 베풀어 자신만이 아닌 세상의 유익을 위한 꿈을 키운다"는 강의에서 깊은 내면의 울림을 조심스럽게 전하기도 했다.

기자는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신규 간호사들에게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짧은 시간에 작성한 백여 장의 훈련감상문을 다 읽어보았다. 훈련감상문은 빼곡하게 적혀있었으며 2~3장을 제외한 모든 훈련평가는 매우 만족이었다. 

"행복하기 위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배워서 좋았다", "모든 프로그램이 기억이 나지만 '둘이 하나되어' 프로그램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모르는 사람에게 나를 맡기면서 평생 이렇게 불편하신 분은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것이라고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불편해도 미안함에 말을 꺼내지 못했을 환자 입장을 평생 가슴에 새겨 간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깨침을 얻고 돌아간 것이다.

실행 없는 비전은 신기루에 불과
삼동원은 인력과 재력이 많아 다른 훈련원에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삼동원은 머리로만이 아닌 말로만이 아닌 바로 실행을 한다. 누군가는 식상하다고 할 수 있는 수행과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삼동원의 힘이자 원천이었다.

[2019년 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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