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원불교신문> 사설에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런 식의 보고와 우려는 더이상 새롭지 않다'라는 구절이 생생하다. 이는 10년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결혼과 출산율' 보고서를 떠오르게 한다. 상당수가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지금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라고 응답한 미혼여성은 48%였다. 관련 기사를 살펴봐도 'OECD 국가 중 출산율 0.9명으로 세계 저출산 1위 국가'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내용뿐이다. 최근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출산 인식 조사에 따르면 관련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며,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마저 감소하는 추세였다. 국가의 정책과 개인의 현실이 서로 엇갈리는 가운데 "정책 기조를 개인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결혼생활이 행복하다는 방향으로 결혼과 출산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다. 결혼이 행복하고 출산이 행복하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것이다. 결국, 방법은 행복해지는 길뿐이다. UN행복보고서에는 행복지수를 좌우한 결정적인 요인을 크게 6가지로 보고 있다. ①인구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 ②건강한 생존 기대 연령 ③의지할 사람의 존재 ④삶을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 ⑤정치·경제적 청렴도 ⑥사회적 포용성 등이다. 6가지 요소 중 행복 결정의 가장 큰 요인은 사회적 지원 즉 '어려울 때 의지할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는 "서로 어울려 소통하고 신뢰를 쌓으라"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기회도 얻어지고, 다른 사람의 행복감은 물론 자신의 행복도 함께 증진시키는 '윈-윈' 상황이 된다"고 말한다.

'자리이타'는 남도 이롭게 하면서 자기 자신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대승의 보살이 닦는 수행 태도이다.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를 표방하는 교단 역시 시대의 흐름을 눈여겨보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전〉을 보면 혼인은 곧 가정·사회·국가의 근원이며 한 사람 한 사람의 혼인이 정당함에 따라 사회·국가에 그만한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은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일찍이 소태산 대종사는 혼인 소개소를 구상했고, 정산종사는 가정· 사회· 국가와 교단의 복지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혼인 연계소를 직접 총부에 두고 실천해 나가게 했다.

일원 가정의 근간이 되는 전무출신 가정의 행복지수는 어떠할까? 현 사회의 '결혼과 출산율' 문제를 원불교가 선도해서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해 가정·사회·국가가 정당화되기를 바란다면 무리한 기대일까.

[2019년 2월22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