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대부분의 종교가 음악적인 요소에 의지해서 수행과 교화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성가의 활용을 살펴보면 각 종교의 신앙·수행의 특징까지도 엿볼 수 있다. 

가톨릭과 기독교는 대부분의 성가가 찬송가로 이루어져 있다. 신앙을 강조하고 있으며, 찬양을 통해 신을 만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대부분 성가가 담고 있다고 해도 되겠다. 찬양을 통해 신에게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으며, 실제 종교의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앞서 교회음악에 대한 이야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노래를 통해 신앙을 표현함으로써 보다 열정적인 신앙을 구사하도록 역할을 한다.

불교에 있어 음악은 과거와 오늘날을 다르게 본다. 석가모니는 음악적 활동을 일체 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구, 비구니에 대해서도 악기연주, 가극, 무용의 연주는 물론, 감상도 금지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수행에 방해되는 요소로 바라본 것인데, 감성과 욕망을 흔드는 음악을 멀리 한 것으로 보인다. 석가 열반 후 독경, 염불 등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염송하는 형태로 음악이 생겨났으며, 요즘엔 찬불가로 불리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수행을 권하는 내용의 음악이 생겨났다. 

원불교음악을 보면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원불교성가〉를 통해서도 노래하도록 하고 있다. 신앙과 수행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적인 지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원불교성가〉의 주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앞부분의 성가들은 의식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모든 성가가 골고루 불려지기보다 의식의 빈도에 따라 성가가 많게 또는 적게 불려지는 경향도 볼 수가 있다.  

〈원불교성가〉는 한국의 근대 가곡과 현대 국악의 모습도 함께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개화기 원불교가 사회를 계몽시키고 교화를 통해 국민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문화의 대중성을 받아들이고 적극 활용하려한 모습으로 보인다. 가사에 있어서도 교리와 수행, 실천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 한 원불교의 개교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영산선학대학교

[2019년 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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