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대종경〉 실시품 5장에서 7장까지는 교화의 본질에 대한 대종사의 의중을 확실하게 엿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법문이다. 각 장마다 공통적으로 대중들이 공사를 하여 대종사께 전달하고 건의하는 사건들이 이어지는데, 성행이 거친 한 제자가 출가한 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전일의 악습을 고치지 못하므로 일찍 내보내어 도량의 풍기를 깨끗이 해 달라는 일, 한 제자가 교칙을 크게 어겨서 대중이 추방하기로 공사한 일, 창부 몇 사람이 입교하자 주변 사람들이 교단 발전에 장애가 되니 오지 못하게 하자고 건의한 일이 그것이다.

이런 공사와 건의를 들을 때마다 대종사는 먼저 탄식했다. '그대들이 어찌 그런 말을 하는가', '너희가 어찌 차마 이러한 공사를 하느냐', '그대들은 어찌 그리 녹록한 말을 하는가' 하고 말이다. 대종사의 이러한 반복된 탄식은 매우 드문 일로서 제자나 대중들이 교화의 본질을 벗어나 소승적 관점에서 '추방'이라는 강력한 처방을 도모할 때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탄식에 이어서 우리에게 교화에 관한 중요한 법문을 거듭 설하니, 이 말씀들이 모두 교화의 벼릿줄이다.

첫 번째가 불법의 대의를 말한 것이다. 실시품 5장에 '무릇 불법의 대의는 모든 방편을 다하여 끝까지 사람을 가르쳐서 선으로 인도하자는 것', 그리고 실시품 7장에서도 '대개 불법의 대의는 항상 대자대비의 정신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제도하는 데에 있는 것'임을 거듭 반복한다. '모든 방편', '끝까지', '일체 중생', '두루' 등 이런 표현들은 아주 대승적 차원에서 교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두 번째는 단 한 사람도 교화에서 제외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말한 것이다. '제가 능히 감당하지 못하여 나간다면이어니와 그렇지 아니하면 다 같은 불제자로 함께 성불할 인연을 길이 놓지 말게' 하며, '제가 나를 버리고 갈지언정 내가 먼저 저를 버리지는 아니하리라' 하신 말씀이 다 그러하다. 이는 '비록 그 쓰지 못할 사람인 줄을 아시나 먼저 그를 버리지는 아니하시니라'(실시품 35장) 하신 말씀과도 이어져 있다.

실시품 5,6,7장 말씀은 모두, 교화란 낮은 곳을 비추고, 소외된 사람을 감싸 안으며, 부족한 사람을 제도하는 것이 본분임을 강조하는 법문이다. 도리어 그러한 죄고 중생을 '더 반가이' 맞아들이되, '그 악을 느껴 스스로 깨치게 하고, 그 업을 부끄러워 스스로 놓게 하는 것' 이것을 '교화의 본분'이라고 강조하신 것은 오늘날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말씀이다. 또한 세상에는 사람의 고하와 직업의 귀천이 있으나, '불성에는 차별이 없다'며, 평생 균등 세상을 추구하셨던 대종사의 경륜도 함께 배운다.

교화의 본분을 몸소 실천하여 우리들에게 그 실상을 보여주신 것은 참으로 소중한 가르침이다. 다음과 같은 김광선 선진의 찬탄처럼 말이다. "대종사의 대중 거느리시는 것을 보면 미운 짓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잘 무마하시고 애호하시며 항상 말씀하시기를 '좋은 사람이야 누가 잘못 보느냐. 미운 사람 잘 보는 것이 이른바 대자대비의 행이라' 하시니, 이 또한 마음 깊이 감탄하여 배우고자 하는 바라."(실시품 47장)

/원경고등학교

[2019년 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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