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최정윤 교무] 소태산 대종사는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에서라도 이 마음을 챙길 수 있도록 '무시선법(無時禪法)'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체계화시킨 '좌선법'으로 매일 하루를 시작하는데 있어 사람의 순연한 근본정신을 양성하게 하고, 그 마음을 챙겨 하루 동안 육근(안,이,비,설,신,의)작용을 할 때 감사보은으로 공익적 가치 실현의 삶을 살아가도록 그 길을 열어 준 것이다.

무엇이나 다 그 근본이 있듯, 우리의 마음 근본에는 성품이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다. 성품은 남녀노소 선악귀천을 막론하고 '망념만 쉬면' 저절로 나타난다. 정산종사는 "무엇이나 근본에 힘써야 끝이 잘 다스려지나니, 육근의 근본은 마음이요 마음의 근본은 성품이며, 처세의 근본은 신용이요 권리 명예 이욕 등은 그 끝이다"고 말했다.

원기22년 7월(<회보>36호)에 소태산 대종사는 '현대문명의 병맥 타진'이라는 문제로 장시간 설법한다. "현대는 실로 전에 없던 문명한 시대로 극도로 예민해진 인지의 발달과 무량 무수한 기계의 산출이 날로 달로 늘고 불어나 날마다 우리로 하여금 그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가지게 하니, 이것들을 보고 듣고 가질 때에 한갓 그 외관적 찬란하고 편리한 물질문명에 도취만 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냉정한 머리로써 그에 따르는 결함과 장래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가를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과연 나는 오늘날 급속도로 발전해가고 있는 현대문명의 결함에 대하여 어떠한 물음을 갖고 사는지 반성해 본다. 누구나 잠시잠깐도 손을 떼지 못하는 휴대폰만 보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쉽고 빠르고 편리한 기능을 갖춘 새로운 기종이 개발되면서 자꾸만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대종사는 '겉으로 그 문명이 한층 더 증진될수록 안으로 그 병맥의 근원이 더욱더 깊어져서 이것을 이대로 방임하다가는 장차 이를 구하지 못할 위경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기계나 사회현상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근본에 대한 성찰적 자세'가 필요하다. 대종사는 '세상이 넓은 만큼 이치의 종류도 수가 없고 인간이 많은 만큼 일의 종류도 한이 없지만 결국 무엇이나 각자의 육근을 운용하여 일을 짓고 그 짓는 바에 따라 결과가 있게 됨'을 강조했다.

만약 우리가 일의 시비이해를 모르고 육근을 동작하면 모두 죄고로 화하여 고해가 한이 없게 되고, 이치의 대소유무를 모르고 살게 되면 우연히 돌아오는 고락의 원인을 모르고 생각이 단촉하고 마음이 편협하여 생로병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모를 뿐더러 사실과 허위를 분간하지 못하여 항상 허망하고 요망한데 떨어져 결국 패가망신의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을 예측하시고 처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이른 새벽부터 좌선을 통해 근본자리에 힘썼던 것처럼, 하루 24시간을 온전한 마음으로 육근을 작용하여 각자의 맡은바 직장에서 그 일 그 일에 힘과 마음을 다하여 천지행을 하는데 있어서 신용을 생명으로 알고 지켜나가게 된다면 결국 하루의 끝 뿐만 아니라 인생의 끝은 물론이고, 나아가 영생의 끝도 잘 마무리될 것이다.

/원광보건대학

[2019년 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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