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단회는 속 깊은 마음공부를 통해 공부의 근본을 세우는데 집중한다. 또한 현장교화의 어려운 현안에 대해 격의 없이 지혜를 나누고 각자의 의견을 적극 개진한다.

[원불교신문=안세명] "이렇게 좋은 법을 놓고 지금까지 돌아왔다. 단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공부심이 절로 살아난다." 전산종법사는 정수위단원들과 함께하는 교화단회(이하 정단회, 正團會)가 교단 전 구성원이 함께 정진하며 교화의 활력을 불어 넣는 실질적 동력임을 밝히고 있다.

정단회, 속 깊은 대화의 장
최상위 교화단인 정단회가 매달 열리고 있다. 단장인 종법사가 주재한 가운데 18명의 정수위단원들은 각자 준비해 온 일기를 발표하고 문답 감정을 하며, 단원별 상황보고를 통해 현장교화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교환한다. 단회가 끝날 무렵엔 일정 공지와 단비 납부를 독촉하는 등 일선 교화단의 풍경과 다를 것 없다.

세 시간 남짓 진행되는 단회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웃음과 공감이 끊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재미가 넘친다.

전산종법사는 공부위주로 단을 운영할 것을 강조한다. 나머지는 따라온다는 것이다. 서로 돌아가면서 일기를 발표하지만 결코 가르치려 않는다. 이해하고 걱정해주니 위안을 얻게 되고, 행복감을 느낀다. 동지의 풀리지 않는 일들은 서로 서로 해결사가 되어 자신의 일처럼 고민한다. 이렇듯 단원들의 정신적 일치가 교화단의 핵심이다.

정단회는 교구장과 기관장으로 구성돼 있어 민심을 살필 수 있고, 교화 현장의 온도를 체감할 수 있어 교단의 흐름을 정견(正見)할 수 있다. 수위단원들의 의식 공유가 교단을 하나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일기발표와 문답·감정·해오가 핵심
<정전〉에 바탕해 스스로 일상에서 정진하고 교화단에서 문답·감정·해오하며, 상시에서 정진하고 다시 교화단으로 모이는 '훈련의 선순환'이 곧 교화단이고, 훈련법의  특징이다. 그 안에 공부도 있고, 교화도 있고, 화합도 있고, 교법의 확산도 있다.

단원의 일기 한편을 소개한다. 
"요즘 내가 구도자인가? 수도자인가? 행정가인가? 하는 분별을 자주 하게 된다. 신년법문으로 공부하는 중 '이 마음을 보존하고 있는가? 이 마음을 잃어버리고 있는가?'에 마음이 꽂힌다. 마음을 잘 보존하고 있는가? 보존하는 방법에 매진하고 있는가? 대종사님 교법을 현실에서 복지를 통해 사회화 하는 일이 교화이므로 업무와 공부를 둘로 보지 않고 마음공부를 통해 마음을 잘 보존하고, 잘 보존한 마음으로 업무의 효과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공부일 것이다. 항상 저 밑바닥 마음의 흐름을 잘 살펴서 늘 온전한 마음을 보존하여 일과 이치 간 지혜와 은혜를 생산하는 공부인이 되자."

이어지는 문답감정 시간에 단원들은 자신의 경험과 감상을 전달한다. 한 단원은 "우리가 '일과 공부가 둘이 아니다'고 말은 하지만 자칫 일만 하고 있다는 갈등이 늘 상존한다"며 "그 일 그 일에 힘과 마음을 다하면 곧 천지행이 되고 그것이 곧 공부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한다. 다른 단원들은 "어떤 장소, 어떤 일을 하던지 간에 그 마음 가진 사람은 공부하는 사람이고, 그 마음을 놓친 자는 공부가 멀어진 것임을 일기를 통해 깨닫게 됐다"고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 일과 공부를 둘로 나누지 않는 공부길임을 공감했다.

4명의 단원들이 자신의 감각감상과 심신작용처리건을 발표하고 동지들과 문답·감정·해오의 시간을 갖는다.

〈정전〉에 근본한 교화정체성 확립
전산종법사는 "대종사는 항상 아홉 사람만 지도하라고 하셨다. 공부 위주로 단을 운영하면 교화단이 재밌어진다. 정단회에서는 공부조직 하나만 생각하자. 공부 중심으로 단장 재량에 맡겨버리면 된다"며 대산종사 교단체제 확립의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을 부연했다.

전산종법사는 "근본이 서야 도가 나오며, 도가 나온다는 것은 모든 것이 잘 된다는 뜻이다. 대산종사는 교단 발전도 그 순서를 공부를 위주로 하여 교화가 따르도록 하고(工夫爲主敎化從), 교화를 위주로 하여 사업이 따르도록 하며(敎化爲主事業從), 사업을 위주로 하여 인류가 따르도록 하고(事業爲主人類從), 인류를 위주로 하여 사생이 따르도록 하라(人類爲主四生從)"고 강령잡아 주셨음을 말했다. 이는 모든 교화단 운영의 기본이 되는 말씀이다.

또한 전산종법사는 "<정전>에 근본해  교화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100주년 이후 교단운영에 있어 '훈련강화'는 가장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과제이다. 특히 원불교적인 교화체제 확립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전>에 바탕한 상시응용·교당내왕시주의사항이 교화의 핵심이요, 후천개벽을 연 소태산 대종사의 참 경륜임을 받들어 더욱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정단회는 매달 개최되며, 전북교구를 시작으로 일년에 6회 지방을 순회한다. 현장을 방문해 그 곳 세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자연스럽게 교단 지도부가 다녀감으로써 그 지역에 힘이 되고, 소통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단회는 재가출가 교도들이 안고 있는 공사간 공부·사업·신상의 모든 문제들을 수렴하고, 교단이 안고 있는 이념과 중요 정책과제들을 소화하고 해결해 내는 수준으로 성숙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이다.

〈정단회 설명기도〉
천지하감지위, 부모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 법률응감지위.
법신불 사은이시여! 저희 정수위단원 일동은 전국 각지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옵다가 오늘 단모임을 위하여 이 자리에 함께하였나이다. 저희들이 역량이 부족하옴에도 외람되이 정수위단의 중책을 당하여 송구하기 그지 없사오나 법신불 사은님의 호념이 계시고 종법사님의 지도편달과 동지상호간 합심합력을 믿사옵고 미력이나마 정성을 다하고자 하나이다.
이 단회를 통해서 국내외 각지에서 혈심을 다하시는 남녀노소 동지들의 공부와 사업의 정도와 민심을 살펴서 동지 상호간, 전후좌우의 윤기가 두루 통하게 하옵시고, 속 깊은 공부의 권면과 교화·교육·자선 사업의 촉진이 있게 하시옵소서.
합하면 하나가 되고 펴면 시방을 대표하는 교화단의 이치를 따라서 모든 공부와 사업이 이 단을 통하여 하나로 귀일되고, 이 공부와 사업이 시방세계에 두루 전하여지게 하시옵소서.
원하옵건대 저희들의 정단회가 아직 많은 점들이 부족하오나, 시일이 지남에 따라 차차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갈 것을 믿사옵고, 출가교화단 최상위 교화단으로서 교단통치의 중심으로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저희 정단회의 공덕으로 3.1절 100주년과 법인성사 100주년의 기도 미성에 감응하시고 남북평화와 통일에 큰 진전이 있게 하시며, 나아가 세계 인류의 도덕에 대한 회향과 새로운 문명사회에 대한 큰 발원이 있기를 일심을 모아 삼가 축원하옵나이다.

[2019년 3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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