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최정윤 교무]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은 모든 것을 다 접고 본질에 대한 사색을 갈구하기도 한다. 이달에 새로 정한 유무념 조목이 있다.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휴대폰과 PC 전원을 끄자'이다. 이 조목을 정한 이유는 하루 1,440분 중 최소 60분이라도 물질문명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한 내면의 나로 하루를 정리하고픈 마음에서다.

오늘날 첨단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의 삶을 눈앞의 성과에 집중시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일에 함몰되어 두렷하고 고요한 마음 상태와 거리를 멀게 하고 있다.

어느 날 소태산 대종사는 말이 수레를 끌고 가는 것을 보시고 '말이 가다가 가지 아니할 때에는 말을 채찍질하여야 하겠느냐, 수레를 채찍질하여야 하겠느냐'는 질문에 말을 채찍질해야 한다는 제자의 답변을 들으시고, 이것이 곧 근본을 다스리는 일이라고 말씀한다. 또한, 정산종사는 모든 일에 본말과 선후를 찾아 미리 준비함이 있어야 그 일에 확실한 성공을 보게 된다고 말씀한다.

사람마다 약간은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 현재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상식과 고정관념 그리고 관행적으로 있어지는 생각들을 하나하나 걷어내고 각자 자신의 습관을 유무념 대조법으로 개선시켜 나아갈 때 모든 일의 본질과 직면하게 될 것이고 하는 모든 일마다 성공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원불교 교도는 오랜 세월 상시일기를 기재하면서 하루 동안의 반성과 아울러 반드시 내일 할 일을 미리 계획하는 습관이 생활화되어있다. 상시일기는 미리미리 준비하는 공부로, 당일의 유무념 처리와 학습 상황과 계문에 범과 유무 기재를 통해 모든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최상의 공부법이다.

올해 유치원정교사와 보건교사 임용에 합격한 학생이 있다. 특히 이번에 유치원 임용고시에 합격한 조은지 학생은 원광유치원을 졸업하고 교도로 활동하면서 학교생활과 학습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유무념 대조법으로 생활해 합격의 영광을 얻게 된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모든 일에 있어서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일의 선후본말을 먼저 생각하고 판단하여 실행하는 데 있어서 철저하게 유무념 대조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똑같은 공을 들여도 선후본말을 알아 준비 공부를 했느냐, 못했느냐에 따라 그 일의 성패가 결정된다.

대산종사는 공부와 사업을 할 때에 평범한 가운데 선후본말을 잘 알아서 순서있는 공부로 평상심을 길러가라고 한다.

모든 일에 있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한번 하기로 한 일에 대하여 두 마음 없이 그 일에 몰입하는 것과 또 하나는 해야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그 일의 순서를 잘 알아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하루만 보고 사는 하루살이의 삶인가, 아니면 영생은 모르고 일생만 보는 단촉한 삶인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공부인이 될 때 매 순간 가장 근본 되는 일에 힘쓰는 삶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2019년 3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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