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교정원은 모두 청소년교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교정원처럼 정책우선순위에 청소년교화를 둔 적은 거의 없다. 청소년교화에 대한 절박함과 교화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반교화보다 청소년교화가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변화하는 교화환경 중에서도 청소년 교화환경은 따라잡기가 더 힘들다. 장애요소도 너무나 많다. 청소년교화에 대한 의지가 성급한 양적 목표 설정이나 단기적 계획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지난 세월 시도했던 정책과 사례들을 차분히 돌아보고 분석하며 새로운 환경과 여건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오래된 문제를 꺼낸다. 교정원 교화훈련부 산하 청소년국에는 학생과 어린이를 담당하는 실무자가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정도로 어린이교화에 대한 실질적인 총괄 업무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보육시설장들의 자발적 모임인 천심회에서 어린이교화를 전담하는 듯한 오래된 관행은 묵인되고 지속되어야 할까. 간간이 제기된 이런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뭔가 큰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요즘 유치원 문제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교육부와 한국 유치원 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줄다리기가 극에 달했다. 소수 유치원장의 사치와 비리에서 촉발된 문제는 에듀파인이라는 전산회계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갈등을 넘어 사립유치원의 존폐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집단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표현하는 한유총과 이를 불법행위로 보고 단체 인가를 취소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게다가 직접적인 피해를 본 학부모들까지 법적으로 시비를 가리겠다고 나서니 해결이 난망한 처지다.

우리 교단의 어린이집은 112개, 유치원은 11개이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시설이다. 유치원의 관할청은 교육부이고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관할이다. 교단 산하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은 종교의 울을 넘어 지역주민의 높은 평가와 사랑을 받아왔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도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무아봉공의 혈심으로 헌신해온 시설장들의 노고는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걱정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내외 여건 변화로 인해 시설 운영을 지속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시설장이 적지 않다. 

중앙정부와 소속 단체의 상반된 입장 사이에서 곤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시설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시설장들이 책임질 일도 아니다. 반드시 교단적 차원에서 현장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교단적 입장을 정리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일은 교단의 몫이다. 국가 정책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해서는 곤란하다. 모범적이고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대산종사의 간절한 염원으로 비약적 발전을 해왔던 어린이집과 유치원 운영 전반을 다시 돌아보자. 어린이교화를 총괄할 부서는 어디가 되어야 하는지 챙겨보고 어린이교화에 대한 큰 그림도 다시 그려보자.

[2019년 3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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