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중·고등학교 입학식
임진각 망배단서 편지글

한겨레중고등학교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망배단에서 통일평화 염원식을 진행했다.

한겨레중·고등학교가 4일 개학식과 더불어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망배단에서 통일평화 염원식을 가졌다. 중학생 40명, 고등학생 80명, 교직원 20여 명이 참석한 평화통일 염원식은 기도문, 가족에게 올리는 편지글 낭독, '우리의 소원' 노래 부르기, 끊어진 자유의 다리에 평화통일 메시지를 적은 현수막 달기, 기념사진 등으로 이뤄졌다. 

이날 하와이에서 온 이스트웨스트센터 이사 남지(Namji Steinemann)와 시애틀 글로벌피스재단 부회장 토니 디바인(Tony Devine)을 비롯해 정명선 교장, 신영윤 교감, 하나재단 신효숙 교육부장이 참석해 망배단에서 분향을 하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이어 3학년 반 대표 학생들이 차례로 나와 향을 피우고 북에 있는 가족과 친척, 친구들의 안녕을 기렸다. 편지글은 이효은, 이위성 학생이 대표로 낭독했다. 엄마가 중국으로 떠난 후 남겨진 3남매를 고심 끝에 돌봐준 친척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이효은 학생은 "큰아버지 덕분에 사랑하는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한 뒤, "장차 교사가 되고 싶다. 어릴 때 트라우마로 인해 부모님과 떨어져서 하룻밤도 못 지내는데, 단련이 필요하다는 어머니의 판단에 따라 한겨레중·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기숙학교라 공부도 더 집중할 수 있고,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이 많아 마음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어 좋다"면서 모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통일에 대해서도 "북한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 그럼에도 북한이 고향이기에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통일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위성 학생은 "15년 만에 본 사진에서 엄마의 얼굴을 못 알아볼 만큼 어느새 나는 훌쩍 커버렸다. 이렇게 좋은 한국에 와서 빛도 못 보고 돌아가신 아버지께 너무 죄송하다. 두 분이 먼저 가신 만큼 제가 더 열심히 살겠다"고 편지를 낭독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평소 학생들을 '먼저 온 미래'라고 부른다는 정 교장은 "학생들 개개인의 꿈이 자신도 행복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유익을 주는 일이기를 바라고, 나아가 통일을 생각하는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2019년 3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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