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앙총부에서는 교구교의회 의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간담회를 개최했다.

교단이 커져갈수록 재가출가의 중론을 모으는 문제는 가장 시급한 사안이다. 교단의 산적한 과제는 집단지성으로 해결해야 하고, 이는 지자본위 정신에 합당해야 한다. 특히 재가교도의 의견을 깊이 청취하고 반영하는데 더 많은 방점을 둬야 한다.

교구교의회 의장단은 중앙교의회가 〈교헌〉 정신 그대로 운영되길 촉구했다. 교정보고와 문서 및 예·결산 심의 등을 최대한 간소화하고, 교단의 대소사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는 것이다. 타 종단에 비해 '원불교의 재가참여 문호가 선진적으로 열려있다'는 허상에 함정이 있다는 지적이다. 재가의 교정참여는 가능한가?

전산종법사는 이 자리에서 "〈교헌〉에서 정한 의무와 책임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과감히 개혁하고 그 실천방안을 논의하자"고 중앙교의회 사무처의 필요성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실상을 보자. 지난 3년간 중앙교의회 의원들의 구성과 참석률을 살펴보면, 원기101년 재가대표 315명, 출가대표 317명에서 원기103년에는 재가 491명, 출가 413명으로 재가교도의 비중이 한층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참석률을 보면 매우 실망스럽다. 3년 평균 불참자는 40%에 가깝고, 위임자는  22%에 달하니 60%가 넘는 위원들이 중앙교의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결의만 하는 회의에 더 이상 참여할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불교신문〉을 검색하다 반백년성업을 마무리 했던 원기55년 중앙교의회 기사를 접하게 됐다. '슬기 모은 중앙교의회'란 제목에 교역자양성, 교단 경제자립 방안 모색, 교당 건축양식 통일, 중앙교의회의 교정참여가 당시에도 한창 논의됐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2년 후 대산종사는 법치교단을 위한 1차 교정자문위 치사에서 "〈교헌〉을 검토해 결의기관들의 상호관계를 조정하고 중앙교의회의 의원 수, 재가출가 교우의 비례, 중앙교의회의 위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투철한 정신과 전문적 식견이 있는 재가출가 교우의 합력을 촉구했다.

이렇듯 재가출가의 혼연 일체된 교단참여에 대한 생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재가교도들의 목소리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교단을 새롭게 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과제임이 분명하다.

다행히 이번 간담회에서 교의회의장들은 재가교도의 대표기구인 만큼 자주 만나 의견개진의 소통창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절차를 밟는 요식행위에 머물러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중앙교의회가 아닌 전문분과를 운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실질적인 입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중앙교의회의 역할 찾기에 나서야 할 이유다.

[2019년 3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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