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냥 얻어지는 것 아님을 항상 감사해야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올해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문화계에서도 그 뜻을 기리고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기획하여 공연하고 선보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중 올해 10주년을 맞는 뮤지컬 '영웅'을 관람했다. 이 뮤지컬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으로 건너가 거사를 치르고 사형을 당하기까지의 내용을 담은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에 나오는 대표적인 넘버로는 거사를 결심하고 다함께 부르는 '그날을 기약하며'와 일제에게 직접 이야기한 일본이 저지른 10가지 죄를 가사로 한 '누가 죄인인가?' 이다. 이미 광복절이나 국가 행사에서 불려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는 곡으로 그 뜻도 의미 깊지만  선율이나 음악적 효과가 뛰어나 꼭 한번 감상해보길 권한다. 

또한, 음악도 음악이지만 일제 경찰에 우리의 독립 운동가들이 쫓기는 모습을 표현한 현대무용과 아크로바틱 군무가 정말 역동적이고 당시의 긴박감을 잘 표현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리고 전 국민에게 생방송 되었던 광화문에서 열린 이번 3.1절 100주년 기념식 중 기념공연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먼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경복궁 뜰에서 슈베르트의 가곡 리타나이(Litanei)를 피아노곡으로 연주했다. 이 곡은 '영혼을 기리는 기도'라는 의미를 지니며 가곡에서는 '쉬세요 평화 속에서 모든 영혼이여'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곡이다. 평소 슈베르트 곡을 가장 좋아하고 잘 연주하는 연주자인 만큼 모두의 마음을 차분히 해주며 정성을 다한 연주로 모두의 마음을 다독이기에 충분했다. 

다음 곡은 러시아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를 첼리스트 이정란과 함께 연주해주었다. 이 곡은 원래 가사 없이 목소리로만 부르는 성악곡으로 애잔한 선율이 위로와 공감의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이 곡을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았다는 첼로로 연주하여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추념의 마음을 더욱 잘 가지도록 해주었다. 

이어서는 윤봉길 의사의 증손자인 배우 윤주빈이 잔잔한 음악 위로 독립운동가이자 상록수를 지은 소설가인 심훈의 옥중에서 어머니께 쓴 편지를 낭독해 주었다. 

이 외에도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된 지 1년이 되는 날 그 곳에 있던 여성독립운동가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만세를 외쳤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항거'의 주인공 배우 고아성이 합창단과 등장하여 아리랑을 불러 주었다. 

유관순이라는 이름만으로도 3.1운동의 의미와 뜻을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것만큼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많은 메시지를 주고 있고 뜻깊은 에피소드도 많이 있다. 그중 가장 감동적인 사실은 유관순 열사와 함께 옥사에서 지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부른 노래가 100년만에 세상에 알려졌다는 것이다. 

유관순 열사와 함께 서대문 형무소 8호실에 수감되었던 애국지사는 김향화, 권애라, 신관빈, 임명애, 어윤희, 노순경, 심명철 님이다. 이 분들 중 심명철 지사께서 생전에 당시 부르던 노래를 아들이 듣고 직접 기록해 두었던 것이 공개되며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다.

이 노래의 제목은 '대한이 살았다'이다. 가사만 있던 것에 곡을 붙여 가수 박정현이 불러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하였고 피겨여왕 김연아가 나레이션을 하여 그 뜻을 기리기도 하였다. 
100년 전 선조들이 후손을 위해 용기 있게 외쳤던 3.1 운동의 정신이 문화의 힘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욱 강하게 각인되어진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항상 기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함을 여러 문화행사를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강북교당

[2019년 3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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