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최정윤 교무] 누구나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일생이 바뀐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일상의 삶에서 자기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가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식사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있다. 어느 순간에 이 자그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고치기 어려운 습관으로 굳어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어느 날 굶주려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법보다 밥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는 제자의 질문에 정산종사는 "본말로 논하자면 법이 근본이 되고 밥이 말이 되지만, 사람이 육신을 보호하는 데 있어서는 밥이 선(先)이 되고 법은 후가 된다"고 법문한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반드시 선후본말이 있으므로 이를 잘 판단할 수 있는 자세가 습관화되어야 한다.

<생각의 지도> 저자인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자연환경과 사회구조 그리고 철학사상과 교육제도 등으로 인하여 매우 다른 사고방식과 지각방식을 가지게 된다. 동양은 부분보다는 전체에 주의를 더 기울이며, 사물을 독립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하여 파악하는 반면, 서양은 사물과 사람 자체에 주의를 돌리고 형식논리나 규칙을 사용하여 추리하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세상에 전개되는 모든 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비록 같은 일이라 할지라도 그때의 상황과 그 일을 대하는 사람의 입장과 관점 즉 생각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그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산종사는 "사람이 일생 생활의 체를 잡는 데 있어서 정신을 근본 삼아 수양 연구 취사로써 의식주를 구하라"고 당부한다. "보통 사람들은 육신을 보전하는 의식주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줄을 알면서도 정신의 의식주인 일심과 지혜와 실행을 구할 줄 모르나니 누구든지 삼학에 힘써서 정신을 실하게 하라"고 당부한다.

<정전> 제16장 영육쌍전법에 새 세상의 종교는 수도와 생활이 둘이 아닌 산 종교라야 하므로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와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으로써 의·식·주를 얻고 의식주와 삼학으로써 그 진리를 얻어서 개인·가정·사회·국가에 도움이 되게 하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영육쌍전법 실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한 깊은 연마가 필요하다.

예회날 품삯을 벌기 위해서 교당 근처에서 일하는 교도를 보고 그 사람이 돈만 알고 공부에 등한한 것은 잘못이나 하루 예회에 빠지고라도 식구들의 기한(飢寒)을 면하게 하는 것에 대하여 옳다고 생각하는 제자의 말에 소태산 대종사는 "공부에 참 발심이 있고 법의 가치를 중히 아는 사람이라면 그 동안 예회 날 하루 먹을 것은 준비하여 둘 것이나, 예회 날을 당하여 비로소 먹을 것을 찾는 것은 벌써 공부에 등한하고 법에 성의 없는 자세"라고 법문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당 내왕 시 주의 사항 5조 매 예회 날에는 모든 일을 미리 처결하여 놓고 그날은 교당에 와서 공부에만 전심하기를 주의하는 공부를 실행하는 데 힘써야 하겠다.

/원광보건대학

[2019년 3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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