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타원 오정도 대구경북교구장

[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104~106 교정정책은 현장과의 소통이 큰 화두다. 미래세대교화나 훈련·역량강화, 새로운 교단체제를 표방한 이번 정책들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과제들로 교단의 명운이 걸릴만큼 막중하다. 그러나 이를 이뤄내는 곳은 결국 현장의 몫이다. 정책의 성공과 실패는 현장에 달렸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각 지역의 교화현장을 대표하는 교구장들의 속내도 몹시 궁금하다.  
재가교역자 역할 확대와 연결되는 교화단 역량 강화를 통해 교화의 생장점을 찾아야 함을 말하는 오정도 대구경북교구장.  이여원 기자 hyun@wonnews.co.kr

-대구경북교구장으로 부임한 첫 소감은
지난 6년간 교정원에 있으면서 대구경북 지역이 사드문제, 지진, 비 피해 등 다양한 어려움으로 요동치던 시기를 봤었기에, 강력한 리더십과 경제적 영향력을 동원할 수 있는 힘 있는 분이 교구장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부족한 내가 대구경북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처음에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런데 '대구경북에는 성주성지가 있지' 거기에서 마음이 딱 안착이 됐다. 수행자로서는 성지가 있는 곳이 가장 큰 행복이다. 익산·영산성지에서 살았고, 성주성지에는 살아보지 못했다. 성주 성지의 깊은 의미를 가슴 속에 체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나중에는 감사함으로 와 닿았다. 

-3일 성황리에 취임봉고식을 마친 소감은
대구경북은 지역사회에 원불교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전임 훈타원 김도심 교구장께서 6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임봉고식을 미리 구상해 놓으셨다. 교도 중심보다 대외인사 중심의 취임봉고를 통해 지역사회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교화기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목적했는데 다행히 국회의원, 교육감, 대구종교인평화회의 위원들과 지역단체장 등 외부 인사들이 많이 와 주셨다. 
대구원음방송 사장 취임까지 같이 겸했는데, 교구장 취임에 의미를 두기보다 언론매체, 방송국 등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원불교를 알릴 수 있는 홍보적 차원의 취임봉고였고 성공적이었다. 

-대구경북교구의 특성과 현황은
대구에서 3시간을 가야 하는 곳이 울진이다. 교구 내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지역적 특성들이 공존하기에 지구별·권역별 교화를 할 수 밖에 없다. 교구에서는 지구장님들이 어떻게 교화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교화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지원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또 지역이 너무 떨어져 외롭고 힘든 곳이 많다. 
교구 내 35개 교당 중 6급지가 16곳이나 된다. 6급지 교무님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교무님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나, 교단적으로나, 지역 사회에도 손실이다. 교화가 안 되어도 편해야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정성스럽게 살고, 수행자로서 기쁘면 그 인력으로 또 교도들이 오게 된다.

-어려운 여건인데 교화에 대한 계획은
전임 교구장님들이 해 놓으셨던 것을 연계해서 하려고 한다. 교화는 교구장 한 사람이 해서 끝낼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연계해서 하는 것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두 가지 '개벽의 일꾼으로 앞장서는 교구'와 '힘과 빛과 열정으로 보은하는 교구'를 교화목표로 삼았다. 모든 재가출가들이 다시 한번 교화를 일으키는 것, 정산여래의 '오 사은이시여'에서 힘과 빛과 열은 결국 삼학이다. 삼대력을 통해 보은을 하자는 것이다. 대종사께 보은하는 것이 교도들의 큰 화두지만, 대구경북지역은 조금 더 축소시켜 정산, 주산, 항타원 세 분 스승님들께 보은할 때 교단에 보은이 되는 것이고, 진리에 보은하는 것이 되기에 힘과 빛과 열정으로 보은하자로 정했다. 

 

“대구경북 지역 정신적 유산인 세 분 스승님의 경륜과 사상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구장이 해야할 우선 과제”

 

“정성이 공력이고 정성이 교화력이니 지극한 정성 기울일 터”

-교화의 생장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교화단을 통해 교화의 생장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화단 역량강화는 재가교역자 역할 확대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교무가 단장의 역량을 충분히 강화시키고, 그 단장이 교화를 해내야 교화가 되는 것이다. 교무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현장에 나가보니 교무와 교도 간, 교도와 교도 간 소통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교화단을 통해 공부하면 소통의 문제가 해결된다. 궁극적으로는 교화단을 통해 공부하자는 것이다. 문답감정 등을 통해 공부가 되고, 공부하다 보면 사업도 하게 되고, 그럼 그것을 통해 사회적 봉공이 되는 것이다. 각 교당이 마음공부 훈련 도량, 정진적공의 도량, 보은 봉공의 도량이 되어야 한다. 교도님들이 공부심과 공심이 고취되어 일원 교법을 전하는 최선봉에 설 수 있도록, 교화단을 교화의 핵으로 삼으려 한다.

-청소년 교화에 대해서 
교육기관에 14년을 살았기에 미래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다. 대구경북에는 청소년 법회가 있는 곳이 6곳 밖에 없다. 미래가 없는 교단은 정말 어렵다. 한 해에 한 두 곳이라도 청소년 법회를 개설해 숫자를 늘려가는 것이 관심사다. 미래가 살아나려면 청소년 교화가 살아나야 하는데, 청소년 교화를 담당하고 있는 부직자 뿐 아니라, 젊은 교무님들은 일반교화만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 교화를 담당해 줘야 한다. 

또 혼자 사는 교무님도 교화 현장에서 청소년 교화를 할 수 있도록 청교협을 활성화해 프로그램을 많이 드릴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또, 대구경북에는 삼동학원이 있다. 한울안중학교와 화랑고등학교가 있어 이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마음공부를 통해 사회에 정착하게 하고, 인재로 성장하게 할 것인가 하는 과제가 있다. 청소년 교화는 재가출가가 함께 해야 할 일이다. 재가교도들이 개벽의 일꾼으로 교화의 선봉에 함께 동참해 주시길 바라는 것이 취임식 때의 간절한 당부였다. 

-교구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대구경북은 약세 교구이다. 자립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교구청에 사무국장하고 직원, 이렇게 두 명인데 여기에서 법인 행정을 볼 수가 없고, 전문가를 길러낼 수도 없다. 중앙총부에서 법인은 통합해서 운영하되, 교화 자치권은 교구장에게 주어 지역적 특성에 맞는 교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어려운 교구가 살 수 있다.

-임기 내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대구경북은 경주의 화랑정신, 안동의 유가적 선비정신, 경주의 최수운 선생의 개벽사상이 살아있는 종교적으로 풍성한 토양을 가진 곳이다. 거기에 정산여래께서는 삼동윤리 사상을 말씀하셨다. 종교연합을 통해 지역 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일원상 진리를 통째로 삼키신 것이 정산여래의 삶이었다면, 전재동포구호사업 때 열반하신 주산여래는 사회적 활동에 희생적 정열의 삶을 사셨다. 또 일원상 진리를 고향에 전하고자 했던 항타원 이경순 종사의 교화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때 훈증을 받으셨던 분들은 지금도 항타원 종사 하면 눈물을 흘린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는 세 분 스승님을 대구경북 지역에서 배태시킨 것은 엄청난 정신적 유산이라 생각한다. 정산여래, 주산여래, 항타원 스승님의 경륜과 사상을 대구경북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구장으로 사는 동안 해야 할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교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대 때부터 대구경북교구는 지역주민 1% 교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가 250만, 경북이 260만이다. 510만의 1%는 엄청난 숫자다. 교화목표와 중점 정책이 있으면, 내가 해야 될 일은 기도하고, 이것을 할 수 있는 분들을 발굴해 내고, 또 재가출가 교도들이 그렇게 현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도들이 이 정신으로 함께 기도만 해 줘도 그 기운이 어린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대구경북에 기도의 염원 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염원이 자꾸 뭉쳐지면 원력이 되고, 원력은 반드시 현장에 결실로 올 것이기 때문에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 천지기운을 빌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정성스럽게 하자고 다짐한다. 정성이 공력이고, 정성이 교화력이니 내 정성만큼 되어진다고 생각한다. 지극한 정성으로 임하려 하니 주위 인연들도 정성을 함께 뭉쳐 주시길 바란다.

대구경북교구 손유원 교무, 선타원 오정도 교구장, 이대종 교무

[2019년 3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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