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제7 성리품' 8장에서는 "견성(見性)이라 하는 것은 비하건대 거부 장자가 자기의 재산을 자기의 재산으로 알지 못하고 지내다가 비로소 알게 된 것과 같고, 솔성(率性)이라 하는 것은 이미 자기의 소유인 것을 알았으나 전일에 잃어버리고 지내는 동안 모두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바 되었는지라 여러모로 주선하여 그 잃었던 권리를 회복함과 같나니라"라고 해, 견성과 솔성을 밝히고 있다.

이에 견성과 솔성을 <주역>으로 만나면, 견성은 알지 못하다가 비로소 알게 되는 것으로 견(見)은 지(知)의 의미이고, 솔성은 잃어버렸던 권리를 회복하는 것으로 거느릴 솔(率)은 돌아올 복(復)으로 해석된다. 한자의 의미에서 견(見)은 목(目 = 四)과 인(儿)으로 하늘의 사상(四象)작용을 보는 것이고, 나타날 현(見 = 顯)으로 쓰고 있다. 솔(率)은 현(玄)과 주(丶) 4개, 십(十)으로 가물가물한 하늘의 작용을 따르는 것이다.

〈주역〉에서 '견성'이라는 용어가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견천칙(하늘의 법칙을 본다)', '견역(진리를 보다)', '견선(선을 보다)', '견대인(성인지도를 보다)', '견기(기미를 보다)'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지뢰복괘(地雷復卦)에서는 '복(復)에 천지의 마음을 본다.(복 기견천지지심호, 復 其見天地之心乎)'라고 해, 인간 본성의 근원인 하늘의 마음을 본다고 했다.

다음 솔성은 작은 〈주역〉으로 불리는 〈중용〉 제1장에서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고 하고(솔성지위도, 率性之謂道)"라고 하였다. 잃어버렸던 권리를 회복하는 솔성은 〈주역〉의 24번째 괘인 지뢰복괘와 직접 만나게 된다.

복괘는 '복성(復性)'으로, 본성으로 돌아온다는 근본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사(彖辭)에서는 "그 도를 반복하여 7일에 돌아오는 것은 천도의 운행이고(반복기도칠일래복 천행야, 反復其道七日來復 天行也)"라고 해, 진리가 돌아오는 것은 하늘의 질서이기 때문에 우리도 본성으로 돌아가야함을 밝히고 있다.

복괘의 육효(六爻)는 모두 복(復)을 논하고 있다. 초효는 멀리가지 않아서 돌아오는 '불원복(不遠復)'으로, 후회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근원적으로 길하며, 이효는 아름다운 복인 '휴복(休復)'으로, 길하여 사랑으로 아래에 처하는 것이고, 삼효는 자주 돌아오는 '빈복(頻復)'으로, 위태롭지만 그 뜻에는 허물이 없다고 했다. 

사효는 홀로 돌아오는 '독복(獨復)'으로, 중도를 행하여 도를 쫓는 것이고, 오효는 돈독한 돌아옴인 '돈복(敦復)'으로, 중도로써 스스로 생각하여 후회가 없는 것이고, 상효는 미혹된 돌아옴인 '미복(迷復)'으로, 군자지도(君子之道)에 반하는 것으로 흉하고 재앙이 있다고 했다.

복괘의 6가지 복은 나의 솔성의 문제로 이해된다. 내가 지금 본성에서 멀리 있지는 않는지 아름답게 돌아오는지 자주자주 돌아오는지 홀로 돌아오는지 돈독하게 돌아오는지 미혹되어 돌아오는지를 살피는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원광대학교·도안교당

[2019년 3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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