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2-14 10:49 (금)
박도연 교무의 마음칼럼 3. 바쁘십니까? Are you busy?
박도연 교무의 마음칼럼 3. 바쁘십니까? Are you busy?
  • 박도연 교무
  • 승인 2019.04.04
  • 호수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도연 교무

[원불교신문=박도연 교무] 한동안 나는 바쁘다는 말을 자주 했다. 맨하탄교당과 유엔 사무소 겸직을 하며 해야할 일도 많았고, 참석해야 할 회의도 많았고, 만나야 할 사람들도 많았다. 쉼없이 움직이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으레 '바쁘시죠' 하는 인사말을 했다. 수행인이라 하면 명상하고, 차 마시며 한가로운 삶을 살 것이라 생각했던 이들은 나의 일상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 수행하고 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나는 어느덧 바쁜 교무가 되어있었다. 

몇 해 전 그날도 나는 사무실 책상에 한가득 서류를 펴놓고, 컴퓨터 스크린에 펼쳐진 여러 사이트를 보면서, 종종 들어오는 전화 문자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인간의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간 화장실에서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봤다.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다고 누군가에게 푸념 하듯 말했던 나를 떠올린 순간 뭔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실제로 나의 삶이 바빴다기 보다는 바쁘다는 생각 속에서, 습관적으로 조금은 자랑 삼아 바쁘다는 말을 해왔음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바쁘다 말함으로써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만큼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끄러운데 있어도 마음이 온전한 보살이 아니라 조용한 곳에서도 번잡한 마음으로 살고있는 나를 본 것이다. 

또한 바쁘다고 한다면 나는 무엇을 하느라 바쁜 것인가? 마음 어지럽히는 일을 열심히 바쁘게 해온 것은 아닌지, 안해도 될 일들을 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중생과 불보살들이 다같이 바쁘나, 중생은 천당을 부셔서 지옥 만들기에 바쁘고, 불보살들은 지옥을 부셔서 천당 만들기에 바쁘나니 그대들은 지금 무슨 일에 바쁜가 반성하여 보라" - 소태산 대종사 

For a while I used to often say that I was busy. Working at the Manhattan temple and the UN office kept me constantly occupied with various meetings to attend and people to meet. Seeing me moving around without rest, people often said 'how busy you are!' as a way of greeting me. Some people who thought that spiritual practitioners would live a leisurely life in meditating and drinking tea were surprised to see my daily life. Receiving positive response about working and practicing in daily life, I became a busy Kyomunim.

One day some years ago, I was in the midst of multitasking between the various tabs open on my browser, mounds of documents spread out across my desk, and the occasional text message alerts on my phone. At one point, I went into a restroom to satisfy my physiological needs and saw my reflection in the mirror. That moment I remembered telling someone that I was too busy to even go to the bathroom and I realized something. 

I admitted to myself that I was busy in my thought not in reality and that I had been habitually telling people that I was busy with a little bit of pride. By telling people how busy I was, maybe I was indirectly sending out the message that I was a capable person because there were many things I could do and many people who needed my help. I saw myself being disturbed even in a quiet place unlike Bodhisattvas whose mind is settled even in a noisy place.

And then I asked, if I am busy, what am I busy doing? I looked back to see if I was busy disturbing my mind or if I missed something important because I was so busy doing things that were unnecessary. 

"Although sentient beings as well as the Bodhisattvas are all busy, they are occupied with different matters. Sentient beings are busy building hell by tearing down heaven, whereas the Bodhisattvas are busy building heaven by tearing down hell. Reflect on what you are busy with now. - Sotaesan

/맨하탄교당

[2019년 4월5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