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의 달 4월이 돌아왔다. 원불교 〈예전〉에는 '대각 개교절 전후 1개월 동안을 대각 개교 경축기간으로 정하고, 교단적 모든 경축 행사를 될 수 있는 대로 이 기간 중에 거행하여, 다채로운 경축이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혀져 있다. 가장 활발하게 홍보 활동을 펼쳐야 할 이때에 교단 홍보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본다.

원불교인들이 쉽게 빠지는 착각이 있다. 세상 사람들이 원불교를 꽤 많이 안다는 생각이다. 몇 차례의 객관적 여론조사를 통해서 나온 결과는 교도들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수치를 인용하기 민망한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조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화 현실을 가감 없이 이해하려면 인지도와 호감도 등을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면밀한 홍보 방안을 강구하고 꾸준히 실행해야 한다. 사실을 외면한 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 될 것이라는 주관적 판단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 된다.

홍보의 열쇠말은 무엇이어야 할까.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더라도 반드시 대중들에게 각인시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예컨대 자비라는 단어는 석가모니와 불교를, 사랑이란 단어는 예수와 기독교를 떠올리게 한다. 어질 인(仁) 자는 공자와 유교를 연상케 한다. 우리는 '은(恩·은혜)'과 '마음공부'를 통해서 소태산과 원불교가 떠오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 개벽이나 평화 또는 상생, 일원주의, 삼동윤리 등 세상에 알리고 싶은 내용들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신앙을 대표하는 은혜와 수행을 대표하는 마음공부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현재 '은혜'라는 단어는 다분히 기독교적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경전 원문을 본다면 은혜는 원불교에서 엄청난 비중을 갖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정전〉 교의편의 신앙문에 해당하는 항목은 모두 은혜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엄밀히 본다면 수행편 역시 사은신앙을 벗어나 성립할 수 없다. 

'마음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대종경〉과 〈정산종사법어〉에서 16번이나 언급되고 있으며 각종 참고 경전까지 포함하면 무려 138번이나 등장하고 있다. 수행이라는 단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대표적인 원불교 용어다. 요즘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마음공부라는 말을 원불교에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는 자부심을 담아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태산'이다. 원불교가 세상에 나온 지 104년이다. 아직도 소태산이 지리산과 같은 산인 줄 아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비록 소태산 당신은 진리 신앙을 위해 일원상 뒤에 겸손하게 숨었을지언정 이제는 세상에 소태산 세 글자를 널리 알릴 때가 되었다. 후래 제자들의 도리이다. 종교의 울을 넘어 인류의 스승으로 받들 수 있도록 더 널리 알려야 한다. 소태산과 은혜 그리고 마음공부로 원불교를 세상에 널리 알리자. 널리 알려야 제도의 문도 활짝 열릴 것이다.

[2019년 4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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