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신혜 교무] 상주교당 어린이 법회는 토요일에 열린다. 원광유치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유치원 졸업생들이 많이 출석한다. 교도 자녀는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여서 대부분 비교도 자녀들이다. 교도 자녀들이 많을 것이란 나의 예상은 빗나간 셈이다.

어린이 법회에서 첫 미션은 어린이 법회 차량 운행이었다. 장롱면허였던 나는 상주교당에 발령받자마자 주무님 도움으로 이틀간 도로주행 실습을 하고 바로 운행에 들어갔다. 첫 운행에서는 서툰 운전 때문에 혹여 사고가 날까 겁이나 아이들이 탈 때마다 긴장을 했고, 뒤에서 아이들이 질문을 해도 들리지 않아 대답도 못했다. 또 상주의 길도 잘 몰라 5분 거리인 집도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고 움직여야 했다.

어린이 법회를 혼자서 맡아 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교당 청소, 차량운행, 어린이 법회, 법회후 활동, 점심식사 준비, 그리고 차량운행이 이어졌다. 이러한 토요일은 얼마나 빨리 돌아오는지…. 바쁘게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어느새 몇 개월이나 지나갔다. 처음 6명 어린이로 시작해 차츰 늘어나 15명이 되고보니, 어린이 법회를 더이상 혼자하기에는 버거웠다. 이때 주임교무께서 어린이 법회를 도와줄 수 있는 교도를 섭외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계기로 차량운행, 식사보조, 활동보조 등 알뜰한 교도들과 일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대종사는 "삼학은 서로 떠날 수 없는 연관이 있어서 마치 쇠스랑의 세발과 같다"고 했다. 청소년 교화에서 쇠스랑의 세발은 주임교무, 부교무, 교도라 생각한다. 주임교무의 관심과 부교무의 아이디어, 교도의 공심 이렇게 삼박자가 맞으니 어린이 법회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어린이 법회를 통해 친구들을 만나고, 유익한 배움과 활동을 이어가는 아이들의 만족감이 그 부모들의 입에서 다른 부모들로 전해졌다.

이러한 입소문으로 교당을 거쳐간 어린이들은 50여 명을 넘었다. 최고 출석은 36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임교무와 교도들 모두 좋아했다. 어린이 숫자가 많아지니 이후에는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눠서 법회를 보았다. 법회 출석은 부모님 영향이 컸다. 앞서 밝혔듯이 대부분이 비교도 자녀이기에 어머니들과 소통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어머니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문자메세지였다. 법회 및 활동 프로그램 내용을 보내고 안부문자를 보내면서 아이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소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아이들의 활동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정말 호응이 좋았다. 비교도였지만 교당에 대해 생각하고, 아이들 간식을 보내주며 차츰 깊은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생겼다. 이렇게 일심합력으로 청소년교화를 하게 되니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 이제 고민은 어떻게 자모 교화를 해야 될까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험으로 나는 교화란 절대 혼자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됐다. 어린이 교화 하나에 이렇게 일심합력을 모으니 어린이 뿐 아니라 자모 교화까지 내다볼 수 있었다. 이렇게 교당교당마다 쇠스랑 세발처럼 일심합력으로 함께 나아간다면 청소년교화 뿐만 아니라, 모든 교화에 시너지 효과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샌프란시스코교당

[2019년 4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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