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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선 교무의 현대문명과 〈정전〉 101. 3단계 계문의 의의
원익선 교무의 현대문명과 〈정전〉 101. 3단계 계문의 의의
  • 원익선 교무
  • 승인 2019.04.11
  • 호수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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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보통급·특신급·법마상전급의 30계문은 불문에 들어온 사람은 누구든지 받아 지니고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재가·출가의 화합교단을 지향하는 대승불교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계의 산스크리트어 원어인 실라는 '훈련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일상 속에서 불법을 구현하는 교법의 정신과 상통한다.

계를 밟아가는 것은 진리·양심·대중에게 자신을 고백하는 것이며, 청정한 자성을 운전함으로써 부처로 살아갈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악을 멈춤으로써 역으로 선을 행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또한 예수가 산상수훈에서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할 때처럼, 도덕적 완성을 통해 무한한 혜복을 얻는 길을 제시한 성자들의 자비법문을 실현하는 길이기도 하다.

3급 30계문은 법강항마위·출가위·대각여래위의 3성위(聖位)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3성위는 자성청정계인 무상계(無相戒)를 수행한다. 일거수일투족이 중생을 구제하는 현성불(現成佛)인 성위에서는 자성의 법신·보신·화신불에 귀의하여 이 땅을 불토로 화현케 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천(人天)의 스승으로서 자격을 갖추는 불보살의 대열에 들어서는 것이다.

보통급의 첫 계문 '연고 없이 살생을 말며'에서 법마상전급의 마지막 계문 '탐심·진심·치심을 내지 말며'는 우리의 심신이 환골탈태하는 과정이다. 살생은 무명의 처음이자 끝이다. 불살생계는 모든 생명을 부처인 내 자신과 다름이 없음을 확인하는 인류 최고의 계문이다. 또한 3독심 제거는 불법 최고의 가르침이다. 이처럼 계문은 인간을 성인으로 만드는 지름길에 다름이 없다. 불법의 모든 가르침이 망라된 일상의 훈련이자 수행인 것이다.

30계문은 과거 7불 통계(通戒)의 게송에서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힘써 행하며, 자신의 마음을 닦는 것, 이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는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있다. 아니 모든 성현들의 가르침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계문을 스스로 지킨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불법을 대중화, 사회화 하는 것에 다름이 없는 것이다. 또한 대승의 보살이 열반과 해탈에 이르기 위한 육바라밀(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 가운데 지계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종 계문인 삼독심을 제거함으로써 지혜(반야)바라밀을 성취하고, 마침내 성위에 오르게 된다.

이 3단계의 계문은 각각의 급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급에는 기존의 5계가 들어 있으며, 우리의 심신을 조복하는 단계다. 보편적 윤리로써 우리의 삶을 청정하게 한다. 특신급에는 보편윤리가 사회로 확산되어 간다. 인간관계를 윤택하게 하는 예의와 규범이 망라되어 있다. 마지막 법마상전급에는 내면을 통찰하고 규제함과 동시에 모든 번뇌와 고통의 근원을 끊어버림으로써 마침내 현실을 초월한 진리계와 소통되는 구조로 짜여있다.

초기불교의 아라한의 경지이자, 대승의 보살도인 제생의세를 위한 초범월성(超凡越聖, 범인이니 성인이니 하는 차별을 뛰어넘는 것)의 경지에 이르러 모든 분별과 집착을 여의는 불보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세속적 윤리와 초월적 진리의 세계가 나를 통해 완전히 일치되는 과정이 바로 30계문의 가르침이다.

/원광대학교

[2019년 4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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