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안에서 예비교무들을 맞이한 대산종사. 예비교무들은 방학이면 신도안을 찾아 종법사를 배알했다.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익산성지는 내총부, 대전은 외총부로
대산종사는 앞으로 대전지역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 강조하면서, "이리 총부는 내총부로 대전은 외총부로 하여 교단을 운영하도록 하자"고 부촉했다. 또한 대산종사는 "선종법사님께서 대전은 한밭이라고 하여 행정의 중심지가 될 것을 예시하여 대전 근처에 부지를 확보하라 하시고 신도안 개척의 유시도 내린 바 있다"고 법문했다.

대산종사는 앞으로 한밭(대전)이 한국의 중심이 된다고 강조하며 한국의 서해안 시대에 대비해 그 준비를 하도록 하명했다. 특히 신도안은 대인이 많이 장양될 곳이며, 종교의 본부가 될 곳이니 그곳을 지키라는 부촉을 여러 번 했다. 대산종사의 법문에도 자주 강조되는 내총부와 외총부 계획은 당시 대산종사가 얼마나 대전 중심의 훈련도량 준비를 고민하고 지향했는지 알 수 있다. 

대산종사 원기69년 2월의 법문이다. "선종법사님께서 '한밭(대전)이 참 좋지야! 한밭이 참 좋지야!' 하시며 대전을 여러 번 말씀하셨으니 우리가 교단 만대를 놓고 볼 때, 현재 이리의 총부뿐 아니라, 앞으로 대전과 한국 전체가 총부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대전은 선종법사님께서 자주 말씀하셨으니 대전을 이리의 총부와 하나의 총부권으로 묶어 현재의 총부는 내총부로 하고 대전은 외총부로 하여 크게 개발하여야 되겠다." 또한 대산종사는 "정산종사께서 '길룡에서 탁근하고 신룡에서 개화하며 계룡에서 결실하고 금강에서 결복한다'고 하셨다"고 법문했다.

 

신도안, 천여래 만보살의 터
정산종사, 대전이 큰밭이라 예견
종교계, 세종시 정책교화 요충지로

소태산 대종사의 유시, 신도안
교단에서 대전을 중심으로 충청권지역을 강조한 역사는 소태산 대종사로부터 시작됐다. 대종사가 신도안을 방문해 수양도량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신도안이 교단과 인연이 시작된 때는 원기21년 4월 소태산 대종사가 이공주, 전음광 등 십여 명의 제자들과 함께 신도안을 방문했을 때다. 대종사는 신도안 터를 보고 "이곳이 천여래 만보살이 날 곳이다"며 수양도량을 만들라고 당부했다. 

대종사의 이같은 뜻을 받든 정산종사는 신도안에 수양도량을 준비했다. 원기46년 5월 대산종사를 비롯해 이공주, 성정철, 정광훈, 이철행 등 교단 주요 간부가 신도안을 다녀갔다. 또한 정산종사는 열반하기 이틀 전 삼동윤리로 게송을 삼을지의 질문에 '그리하라'고 답하며, "신도안은 어떻게 하오리까"라 여쭙자 "크게, 크게"라고 말씀했다.(동산문집 1권 〈동산에 달오르면〉)

정산종사 열반 후 대산종사가 3대 종법사로 추대돼 취임 후 5년간 주로 신도안에 주석했다. 대산종사는 이병은 교무로 하여금 신도안 지역에서 신도교당을 시작으로 교단 최초훈련기관으로 삼동수양원(현 삼동원)을 발족했다. 삼동수양원은 교도들의 훈련을 이끌어 전국에 훈련도량을 세우게 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원기68년 7월 정부가 신도안 일대 군사기지화 확정에 대한 정부방침(일명 6.20사업)을 통고했다. 동년 8월8일 원불교 중앙총부 대각전에서 '신도안 기관 및 교당에 관한 건'으로 206회 긴급 원의회를 열었다. 교단은 도량수호에 힘썼지만 국가시책에 의해 부득이 이전결정을 내리게 됐다. 신도안의 원불교 부지는 총 188,429㎡로 군사기지화 확정 사업으로 현재 군 시설이 들어선 상태이며, 정부는 군사기지가 이전 또는 폐쇄할 경우 환매 순위를 원불교에 우선한다고 했다.

행·복 도시 세종의 놀라운 발전 
남북통일 이후에도 대전과 충청권이 중심될 것(원기63년 5월22일 대산종사법문)이라는 정산종사와 대산종사의 유시는 현재 세종시의 발전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종시 출범 후 3년간의 세종시 인구수를 살펴보면 2015년 1월말 163,716명으로 세종시 출범 전(107,460명)에 비해 약 56,256명(52.4%)이 증가했다. 단기간 급격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라는 국책사업에 의해 탄생한 도시이다. 세종시는 이미 대도시로 성장한 이후 광역자치단체가 된 다른 도시와는 그 성장과정이 달랐다. 오는 2030년까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계획에 따라 지속적인 개발과 그로 인한 인구유입 효과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해 가는 도시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세종시에 집중하는 종교계 
종교계에서도 세종시 출범과 충남권 발전에 따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각 종단들은 세종시의 발전가능성을 인식하고 정책적 교화 요충지로 설정했다. 다른 도시들에 비해 40대 이하 전입자 비율이 높고, 이후에도 정부 시책에 의해 인구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정책적 교화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종단들은 교단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 종교부지 확보와 교화기반 조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조계종에서는 핵심 종책 사업으로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 건립해 불교계를 넘어 대한민국 정신적 지주역할을 할 시설을 추진하기로 하고, 세종시 전월산 주변에 부지 9,917㎡를 확보했다. 당초 2019년까지 완료하기로 한 이 사업은 부지매입비 132억 원을 제외한 180억 원의 사업비는 조계종측이 72억 원, 국비와 시비 각 54억 원이 들어갈 예정으로 발표했다. 

천태종에서도 단양 구인사에 위치한 총무원을 대전 광수사 부지에 천태문화전승관을 세워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대전 총무원 시대'를 열어 국제포교 등 행정중심의 도량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광수사는 세종시에서 20분 거리에 있다. 2014년 천태종은 10만㎡ 부지에 자비 50%와 국·시비 등 총 400억 원을 들여 천태문화전승관 건립 준비를 발표했다. 

가톨릭에서도 세종시 발전에 대응해 2014년 금남공소를 세종성당으로 승격했다. 2015년 2월  대지1,524㎡에 건축연면적 2,988㎡, 지하1층 지상3층의 규모로 세종본당을 건립했다. 또한 반곡동에 16,026㎡의 부지를 확보해 대전교구청을 세종시로 이전할 계획을 수립, 지난 4월6일 대전교구 신청사 기공식을 진행했다. 지하1층 지상4층으로 2020년 11월경 완공 예정이다. 

개신교에서도 2012년 세종시 출범직후 신도심 지역에 70여 개의 교회가 생겼다. 개신교 단체가 확보한 종교용지는 45개 필지에 397,000㎡(2만여 평)에 이르고 있다. 종교계의 이같은 활동은 세종시를 비롯해 충청권 발전을 염두하고 종단에서 정책적으로 움직임인 사례다. 

[2019년 4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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