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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왔어요"
"택배 왔어요"
  • 장오성 교무
  • 승인 2019.04.19
  • 호수 19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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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비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집에 오는 사람 중에 제일 반가운 사람이 택배기사랍니다. 전 세계 많은 네티즌을 감동시킨 택배회사 광고가 있습니다. 한 젊은 여성이 택배신청을 합니다. 택배기사가 오자 난데없이 그에게 다가가 그리움 가득한 표정으로 키스를 합니다. 그러고는 그녀의 애인이 살고 있는 곳의 주소와 이름을 적어서 보냅니다. 택배기사는 그 주소지를 찾아가 여성의 애인인 남성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키스를 전해줍니다. 그런 다음 수취인란에 서명을 받습니다. 이어서 이런 문구가 뜹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배달해 드립니다' 

우리나라의 택배 수준은 단연 세계 최고입니다. 참 잘 나온 사업이 택배인 것 같습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무엇이든 집까지 배달해 주는 우리나라는 택배천국입니다. 오늘은 인연이라는 진리 택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마음까지 배달하는 택배직원처럼 진리도 내가 주문한 모든 인연을 내 앞에 배달해 줍니다. 내 주변에 누군가가 인연되어 와 있다면 그것은 내가 주문한 것입니다.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기운, 즉 에너지 덩어리입니다. 하나의 기운, 하나의 에너지라 끌어당기는 곳으로 위치변화를 하며 움직입니다. 저쪽 에너지를 사랑하거나 미워하면 이쪽으로 위치변화를 해서 내 앞에 나타납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끌어당깁니다. 계속 생각했기 때문에 주문한 것으로 알고 떡 나타나는 것입니다. 내 곁에 있는 그 사람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각종 성격도 내가 끌어들이고 내가 주문해서 내 앞으로 배달되어 온 것입니다. 내가 지금 누군가를 아주 미워하고 있다면 '다시 만나겠구나' 하면 정확합니다. 모든 인연은 내가 불러들인 나의 인연입니다. 

인과의 진리택배는 내가 주문하지 않은 것을 받는 경우는 없습니다. 내가 주문한 것이 아닌 물품이 왔다고 택배기사나 회사에 불평할 수도 없습니다. 한 치의 오차 없이 내가 짓고 내가 불러서 내가 받습니다. 아무리 억울해도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습니다. 나는 저 사람 엄청 싫어하고 내게 오게 해달라 주문한 적이 없다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싫어하는 마음 자체가 강력한 에너지가 되기에, 마음을 일으킨 그 자체로 이미 접수가 이뤄집니다. 마음을 낸 순간 내 옆으로 옵니다.  

인과의 진리택배는 받는 곳과 보내는 곳이 일치합니다. 내가 보내고 내가 받습니다. 현실의 택배는 남의 집에 가야 할 것이 우리한테 오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진리 택배는 절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내가 남에게 보내주기도 하고 남이 내게 보내줄 수도 있지만 진리택배는 절대로 그런 경우가 없습니다. 진리의 택배는 정확히 내가 보내서 내게 옵니다. 남에게 보내 줄 수도 없고 남이 내게 보내주지도 못합니다.  

그 일은 확연히 보고 아는 밝으신 천지신명, 진리부처님, 법신불사은님, 우리 성품이 합니다. 성품자리가 바로 택배회사입니다.  

살면서 사람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가까이 계속 만날 수밖에 없는 인연이라면 그 괴로움은 비할 수 없이 큽니다. 대종사님께서는 가족이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든 가까운 사이로 만나게 되는 사람을 크게 좋은 인연과 낮은 인연, 혹은 상생의 인연, 상극의 인연으로 나눠 말씀하셨습니다. 

상생의 인연은 서로 돕고 의지하여 모든 일을 원만히 성취하게 되는 관계입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 일도 잘 풀리고 마음이 편하고, 내 뜻에 잘 맞춰주는 좋은 사이입니다. 상극의 인연은 서로 대립되어 여러모로 미워하고 방해하는 좋지 못한 관계입니다. 만나는 것도 싫고, 그 사람을 만나면 일이 꼬이고,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인연입니다. 부모 자녀간에도, 형제간에도, 친인척간에도, 직장 동료에도 상생, 상극의 인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상생의 인연이야 많을수록 좋지요. 선연이 많은 것은 복중의 복입니다. 문제는 보기 싫은 사람, 상극의 인연이 가까이에 많이 있을 때입니다. 그런 상극의 인연과 싸우거나 참다가 결국에는 헤어지는 쪽을 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별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런 인연들을 반복해서 만날 것입니다. 

인연관계를 상생으로 만들어 인연의 택배를 잘 받으려면 인연과(因緣果)의 원리를 철저히 알아야 합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원인이 인(因)이고 인과 함께 결과를 만드는 간접적인 원인이 연(緣)입니다. 인은 씨앗이고, 연은 싹트게 하는 모든 상황, 과(果)는 나타난 결과입니다. 인이 있어도 내가 어떻게 연(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과는 달라집니다. 연에 따라 씨앗이 사라질 수도, 무성하게 뿌리내릴 수도 있습니다.

숫자 0의 위력이 있습니다. 아무리 큰 숫자여도 제로를 곱하면 제로가 됩니다. 저 사람이 자존심 팍 상하게 하는 말을 해서 기분 나쁜 인을 100을 제공했다고 합시다. 그때 나의 대응방식이 연입니다. 이때가 마음공부가 필요할 때입니다. 알아차리고 그냥 허허 웃으며 받는 것이 대응을 제로로 하는 것입니다. 되갚아주지 않고 내 쪽에서 멈추면 연이 제로 상태가 됩니다. 편안해집니다. 내 대응을 멈춰버리면, 연을 0으로 하면 업이 쉽니다. 전혀 다른 과가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윤회를 자유하는 방법입니다. 과는 새로운 인이 됩니다. 맞서는 기운이 없을 때 상대도 변합니다.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기운,

모든 인연은 내가 불러들인 인연

인연관계를 상생으로 만들어
잘 받으려면 인연과 원리 철저히 알아야

상극의 인연, 깨달음과 힘을 주기 위한
공부 기회의 고마운 존재"

대산종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나 처음 싸움을 시작할 때는 조그만 일로 시작해 큰 화를 불러들이는 큰 싸움으로 커진다. 그러니 시작될 때 다 털어버려야 한다. 어제일 전생일 다 내놓을 것이 아니라 묻어버리고 털어버리고 무념해 버려라. 요즘 좋은 옷은 먼지가 묻었다 하더라도 잘 털어진다. 훌륭한 인격자는 마음 가운데 조금의 흔적도 없이 모두 털어 버린다. 그분이 부처님이다' 이렇게 대응을 제로로 하면 일체 업이 쉽니다. 

모든 상극의 인연을 상생으로 만들고 싶다면, 모든 것이 내가 지어 내가 받는다는 인과를 알고 달게 받고 되갚지 않아야 합니다. 내게 온 사람은 내가 불러들였기 때문에 내 앞에 온 나의 일임을 철저히 깨달아야 합니다. 상대에게 왜 내게 왔냐고 불평할 것이 없습니다. 100% 내 책임임을 알아야 업이 해결됩니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면 착심을 두지 않아야 합니다. 만나지 않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불러들이지 않으면 될 일입니다. 미운 것에도 걸려있지 말고 사랑에도 걸려있지 않는 것입니다. 무심으로 대해야 합니다. 미운 사람을 보면 속으로라도 뭔가를 뱉어내는 마음의 소리가 있을 것입니다. 그 마음이 그 사람을 순간에 강력히 끌어들이는 증거입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 그가 했던 싫은 말과 행동을 자꾸 떠올리고 되새기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그 사람을 계속 생각할수록 우리의 무의식은 불행하게도 그 사람을 닮아갑니다. 마음속에 그를 담아두고 쉼없이 되새김질하면서 감정의 파동을 증폭시키면 그쪽의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격이 되기 때문입니다. 말과 행동으로 나오면 그 힘은 더 강력합니다.
  
부처님에게도 악연들이 있었습니다. 팔만사천 마구니가 그것입니다. 마음의 원리, 인과의 원리를 요달한 사람은 마구니를 마구니로 보지 않습니다. 번뇌 없이 성불하기 어렵습니다. 부처가 되려면 반드시 힘들게 하는 인연을 거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불할 힘을 얻지 못합니다. 내게 깨달음을 주고 힘을 주기 위해 일부러 내게 와서 공부의 기회를 주는 악연, 상극의 인연은 참으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부처님에게는 상극의 인연이 따로 없습니다. 모두가 상생입니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까? 그 사람은 내가 부처가 되고 싶어 내가 불러들인 참으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를 통해 나는 힘을 얻을 것입니다. 모두가 은혜 아님이 없습니다. 그러니 한마음 돌려 고마운 시선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내가 접하는 모든 것, 모든 사람은 내가 주문하고 끌어들여서 그런 모습으로 내게 와 있습니다. 오늘은 누구를 향해 어떤 내용들을 주문했는지 떠올려보며 인연이라는 진리의 택배를 선용하여 큰 혜택을 보는 VIP 고객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원광대학교병원교당

[2019년 4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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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2019-05-18 19:50:34
감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