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사은에 이어 사요 각 교리에도 강령이 있고, 따로 사대 강령이 있다. 사요의 강령도 사은처럼 그 교지를 간략하게 서술하여 교리 전반을 더위잡게 하고 있다.

자력양성의 강령은 어린이와 늙은이, 병든 이가 아니면 자력을 공부삼아 양성하고, 자력 없는 사람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지자본위의 강령은 배울 것을 구할 때는 불합리한 차별제도에 끌리지 말고 배우자는 것이며, 타자녀 교육의 강령은 교육 기관을 확장하고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 모든 후진을 교육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공도자 숭배의 강령은 여러 방면으로 공헌한 공도자를 숭배하고 그 공도정신을 체 받자는 것이다. 사요의 교리 제목이 이미 강령의 내용을 품고 있어, 참으로 쉽게 그 의미를 짚어볼 수 있게 했는데, 사요는 곧 균등 세상을 지향하는바, 세상의 진화를 위한 불공이기에 이를 '신앙문'에 넣었음을 강령이 말하고 있다.

대종사는 영육쌍전의 견지에서 육신에 관한 의식주 삼건과 정신에 관한 일심, 알음알이, 실행의 삼건을 합하여 육대 강령이라고 했으며 (〈대종경〉 교의품 18장), 삼학을 일러 '정신의 삼강령'이라고 하여 의식주 삼건의 근본임을 강조하고 있다. (교의품 19장) 반대로 대중 출력을 지도하실 때는 늘 현장에 나오시어 '영육의 육대 강령 중에서 육신의 삼강령을 등한시 않게 하기 위하여' 출력을 시킨다 했다.(실시품 43장) 무시선법에서도 '육근 무사 잡념 제거 일심 양성, 육근 유사 불의 제거 정의 양성'이라는 강령을 잡아주신 것은 우리가 잘 아는 바이다.

특히 〈정전〉 교의편의 가장 마지막 장에 둔 '사대 강령'은 강령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교리로써 자리 잡고 있다. 사대 강령을 따로 교의편의 맨 끝에 둔 것은 앞서서 두루 펼쳐둔 교리를 다시 4가지의 강령으로 오므려 한데 모은 것이다. 정각정행은 일원상의 진리와 삼학 수행을 강령 잡았고, 지은보은은 사은을 강령 잡았으나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감사함으로써 '모두가 은혜'임을 역설적으로 덧붙였다.

불법활용은 교리표어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의 다른 표현이며, '교법의 총설'과 '사요', 그리고 '영육쌍전', '최초법어', '솔성요론',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까지, 시대와 대중에 맞는 생활 종교의 면모를 강조하며 강령 잡았다. 마지막으로 무아봉공은 사요의 '공도자 숭배'를 다시 한번 드러내는 측면도 있으나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진리의 실체를 무아와 봉공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이나 자기 가족만을 위하려는 사상' 뿐만 아니라 '자유 방종하는 행동'까지 버리게 함으로써 봉공의 삶을 산다는 것은 곧 엄정한 자기 수행을 바탕으로 해야 가능한 것임을 아울러 보여주고 있다.

대종사, 정산 종사를 평하실 때  '사무에 바쁜 중에도 써 보낸 글들을 보면 진리도 깊으려니와 일반이 알기 쉬운 문체며 조리 강령이 분명하여 수정할 곳이 별로 없다'(수행품 9장)는 말씀을 했으니 '강령'의 중요함은 바로 이러하다. 강령은 벼릿줄이다. 그물이 엉켜있어도 벼릿줄만 잘 잡으면 되는 것처럼 교리 전반을 응축하고 통합하는 벼릿줄, 강령을 다시 본다. '조리 강령'이 분명한 공부,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원경고등학교

[2019년 4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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