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인서 교무] 텐업(10%UP), 우리 부산울산교구 교화성장목포의 구호다. 마음공부와 교화불사에서 10%씩 성장하자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방언공사를 마친 후 "이제는 도 이루는 것이 걱정"이라는 제자들의 말에 "오히려 코 푸는 것보다 쉽다"고 했다. 마음공부는 가치의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스스로 느끼고 잡을 수 있는 것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부터 수요교리공부를 시작했다. 첫 시작은 교사부터다. 대종사님의 구도 열정과 구인제자들의 창립정신이 되살아나, 우리의 새로운 역사를 마련하는 것이 교사를 공부하는 취지다. 교당의 지속적인 목표가 진정한 마음공부 성장 외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반송교당의 첫 번째 중장기 계획은 마음공부를 기초해 우리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반송교당 마음공부백서'를 제작해 기록으로 남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교도들의 마음일기, 매주 돌아가면 발표하는 강연의 원고, 반송교당의 교화이야기, 끝으로 교당과 교도들을 기도문이다. 이는 현재 우리의 마음공부를 위한 일임과 동시에 미래를 위한 교화의 준비이기도 하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먼 훗날 교당을 찾았을 때 부모님의 마음일기를 발견한 자녀의 느낌은 어떨까. 또 내가 태어났을 때 나를 위해 할머니가 정성스럽게 올린 기도문을 발견할 때 감동은 어떨까.

교당에 영모전을 조성해 부모님의 위패를 모시고, 한켠에는 그 마음공부 백서가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면, 마치 부모님의 산소를 한번씩 찾아가곤 하는 그 심정으로 교당을 찾아 참배하고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조상의 마음공부 모습, 자녀를 향한 사랑을 느끼고 갈 수 있다면 이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역사이자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반송교도들은 그래서 이를 만들어 가기로 다짐했다.

지역교화를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워가는 반송교당.

하루는 "교무님 함께 점심 드시러 가시죠"라며 교도님이 찾아오셨다. 1층 공간을 그대로 두고 나서는데 왜 문을 잠그지 않느냐, 신발이라도 하나 가져가면 어떻하느냐 걱정이 되어 묻는다. "가져갈 것도 없지만, 설사 가져간다면 저보다 더 필요한 분이겠죠. 또 그러면 아마 10배로 갚아야 하니 두고두고 원불교와 인연이 깊어질 겁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도시가스를 점검하는 얼굴이 익은 세 분이 앉아 기다리고 있다. 주인도 없는 곳이 들어와 죄송하다며 조금 더 기다리다가 연락을 할까 했다고 한다. 그냥 문밖에서 문이 잠겨 되돌아가는 것과 안에 들어왔다가 되돌아가는 것은 무척 큰 차이가 있다. 걱정하던 교도님의 얼굴에도 미소가 띈다.

두 번째 목표인 교화불사는 반송지역에 은혜를 공급하는 것이다. 크고 작고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큼 조금씩 점진적으로 할 것이다. 이번 대각개교절을 맞이하며 지역을 위한 기도가 그 첫 단추다. 또 4월 교화협의회에서 봉공회의 발의로 법회 후 교당주변을 청소하기로 했다. 향후 동네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선요가, 명상수행, 절수행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누구든지 쉽게 동참 할 수 있으면서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과 같이 우리의 시작은 비록 소박하지만 그 끝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근검저축, 이소성대, 일심합력, 그리고 사무여한의 정신이라면 이루지 못할 것이 무엇이랴. 요즘 흩날리는 송홧가루 때문인지 코 푸는 일이 잦다.

[2019년 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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