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원이 전무출신 관련 법규 개정에 나서고 있다. 정남정녀 규정, 품과 규정, 정년 규정을 개정하려고 한다. 낱낱의 주제들을 들여다보면 오래전부터 논의 되었던 것들이다. 반면 대중들에게 매우 낯선 것이기도 하다. 교정원, 수위단회, 정책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논의되었으나 교단적 논의로 제대로 확산되지 못하고 멈춰졌기 때문이다. 대중은 거듭되는 소위 '그들만의' 혁신 추진과 실패를 먼발치에서 보다가 이제는 좀 지치거나 시큰둥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교단의 미래를 위해 혁신에 나서고 있는 교정원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몇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하나, 의제에 관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점이 정확히 파악되고 알려져야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다. 명확한 문제의식과 함께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때 혁신안에 대한 지지는 커진다. 예상되는 장애요소와 우려 사항에 대한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국책연구기관의 밑받침을 받고 시행되는 정부 정책도 뜻밖의 장애물을 만나곤 한다. 혁신에는 반드시 위험이 따른다. 예상할 수 있는 위험요소에 대한 충분한 대책이 제시될 때 대중은 좀 더 안심하고 혁신에 지지를 보낼 수 있다. 작업취사에 앞서 사리연구를 해야만 하는 까닭을 숙고할 일이다.

둘, 대중과 함께 가야 한다. 교단은 지자본위로 운영되어야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서 종법사나 수위단회의 앞선 결심과 결정만으로 교단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려고 해서는 혁신이 성공하기 어렵다. 결국 새로운 정책의 성공은 대중의 공감과 이해 그리고 합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직 모르고 있던 연구 성과를 대중과 공유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현장의 문제점들이 수렴되어야 한다. 실천에 많은 어려움이 수반되더라도 교단의 미래를 위해 합력해야겠다는 마음이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관련 부서와 연구 부서들은 부지런히 연구발표회, 공청회, 여론조사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 교단 구성원들 대다수가 공통된 인식에 도달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때 혁신은 이미 성공한 것과 같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셋, 시의적절해야 한다. 동어반복일 수도 있지만 시의의 적절함도 결국은 대중의 인식 정도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교단의 위기적 상황이나 사회인구학적 현상 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앞서야하고 교정원의 대안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확산되었을 때가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혁신의 동력을 충분히 획득했을 때가 시의적절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혁신이 어렵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길 때다. 해야 할 노력이 많고 수많은 인연들의 합심합력이 필요해서 어려운 것은 아닐까. 미륵불과 용화회상의 출현을 묻는 제자들에게 소태산 대종사는 '하나하나 먼저 깨치는 사람이 그 주인이니라'고 하셨다. 하나하나 깨치는 데 드는 노력과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면 진정한 변화는 불가능하다. 진정한 혁신은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해나갈 때 결실을 맺는다.

[2019년 5월3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