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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맞는 교화 인프라 구축 절실
시대에 맞는 교화 인프라 구축 절실
  • 김수영 교도
  • 승인 2019.04.30
  • 호수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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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당 구조조정 통한 시너지 모색할 때
김수영 교도

[원불교신문=김수영 교도] 최근에 연이어 타 교당 교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화의 내용은 자연스레 교화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주거의 질을 위해 경기권으로 이사를 했지만 매주 부모님도 뵐 겸 서울도심의 교당을 다니는 한 교도는 학생회·청년회가 폐지되는 등 교도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을 염려했다. 

서울인구의 탈도심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고령화 돼가는 교당도 문제이지만 주택가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 때문에 주차난 또한 심각하다고 했다. 모처럼 새 교도가 왔다가 주차위반 딱지를 2번 떼이고는 더 이상 교당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사정이 그러하니 주변에서 원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은 많은데 교당에 오라는 말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척에 있는 교당이 근래에 신축을 했는데 그 때 같이 통합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 남부의 한 교당에 다니는 교도 역시 한정된 인원으로는 원활한 교당운영과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워 교당통합만이 방법이라고 했다. 교도들에게서 스스럼없이 교당통합 이야기가 나온다. 듣고 보니 꽤 오래 전부터 교당을 통폐합할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다시 잠잠해졌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찾아보니 교당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온 지는 20년이 훨씬 넘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답보상태로 있었다. 

몇 건의 교당통합 사례가 있긴 했다.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곳도 있지만 실패라고 할 만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실패의 경험과 반대하는 의견 때문에 교당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루고만 있을 수 없는 현실이 된 듯하다. 도시는 도시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교화의 환경은 크게 변했는데, 그 변화하는 환경을 원불교가 못 따라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 지도 한참 전이다. 

장년의 어느 교도가 말했다. 학교 다니던 어린 시절 좁고 옹색한 집에서 대가족이 복닥거리며 살던 때, 교당은 신천지요, 별세계였다고 했다. 정갈하고 넓은 법당에 집에 없는 피아노가 있고, 다정하고 상냥한 교무님이 계시는 교당에서 노는 것이 큰 기쁨이었고, 매일매일 가고 싶었던 곳이라고.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교당보다 넓은 집에 자기 방에 온갖 물건들을 쌓아놓고 있는데 교당에 관심을 갖겠냐고 했다. 

지방에 소재하는 몇몇 교당환경도 열악하긴 마찬가지이다. 법회가 운영이 안 될 정도의 교도 수에 어린이집에서 식사를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교당 숫자 하나 추가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볼 일이다. 부임교무에게 모든 짐을 지워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편치가 않았다. 

요즘 매주 신문지면 하단에는 신축불사를 위한 천일기도나 봉불식 안내 기사가 빠지지 않는다. 소박하지만 새 교당창립의 부푼 서원을 가지고 출발했던 교당건물이 더 이상 수리가 불가할 정도가 되어 신축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100년을 갓 넘긴 원불교 역사를 감안하면 최근에 신축한 교당을 제외하고는 대개의 교당들이 노후화된 건물로서 재건축 고려 대상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단지 낡은 건물을 새 것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계획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왜냐하면 각 교당별로 각자도생하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 교당신축에 대해 교단이나 교구로부터 어떠한 방향성이나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적이 없어 보인다. 작금의 현실은 대부분의 교당건물이 신축을 고려해야할 만큼 노후화가 진행됐고, 교화 여건의 변화로 교당 구조조정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둘을 별개의 문제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위해서는 교구나 교단 차원에서 그동안의 사례를 참조하여 통합된 방향성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교당구조조정의 당위성에 대한 인식확산도 선행돼야 할 것이고, 누군가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통 큰 결단도 필요할 것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신축해봤자 골목 안을 못 벗어나는 각각의 교당이라면, 둘 또는 셋을 통합하면 대로변에 번듯한 교당을 마련할 수도 있는 일이다. 

어차피 한 울안, 한 집안, 한 권속 아닌가. 교당 구조조정을 통한 교화 인프라 구축의 시급함에 대해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2019년 5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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