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전의 밤 수놓은 영화콘서트

[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라비앙로즈, 그녀에게, 벤다빌릴리, 언터쳐블 1%의 우정, 파리넬리, 써니 등 7편의 영화가 4월27일 중앙총부 대각전의 밤을 수놓았다. 영화평론가 유지나(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씨의 생동감 넘치는 설명과 함께하는 영화콘서트는 특히나 그 공간이 대각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영화가 끝나자 그는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엔딩곡으로 준비해 관객들과 함께 콘서트의 여운을 달랬다. 노래에 몸을 맡겨 자연스럽게 선율을 타는 그의 미소에서 자유로운 행복이 전해진다.

그가 선정한 7편의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적인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호모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이요." 그는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루덴스>를 꼭 읽어볼 것을 권장했다. "종교인이라면 호모루덴스 개념을 알아야죠. 2차 대전 후 서구의 합리주의는 깨졌어요. '장유유서 엎어야 한다', '헬조선 탈출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요즘 노마디즘(Nomadism), 욜로족(YOLO)이란 말이 있죠. 욜로족이 호모루덴스에요."

'깨달음의 빛 축제'에 초대된 만큼, 깨달음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깨달음이라는 용어 자체는 종교용어니까 잘 사용하지 않아요. 전 무교에요. 천문학이 취미이자, 영화철학이 전공이죠." 그는 말을 이었다. "깨달음을 들뢰즈 식으로 말하면 '변이생성'이라고 생각해요. 전 예술이 전공이잖아요. 저에게 있어 깨달음은 탈영토화, 기존의 관념으로부터의 탈주, 해방이라고 생각해요." 원불교와의 인연을 물었다. "여성해방운동, 인권, 세계평화 관련 일을 하면서 이선종 교무님과 인연이 돼 은덕문화원에서 CEO강연을 한 적이 있어요. 원광대에서도 특강을 많이 했죠." 

대각개교절을 맞은 원불교에 그가 메시지를 전했다. "전 원불교가 자생적인 종교 중에서 멋진 것을 해내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더 혁신적이고 멋있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와서 공연도 한 거죠. 원불교는 굉장히 좋은 상징과 좋은 개념이잖아요. 그런데, 용어가 너무 어려워요. 교전에 한자가 많이 쓰여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힘들지 않을까 염려되네요. 교전의 용어들을 순수 우리말이나 좀 더 세련된 외래어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요. 원불교가 세계적으로 나가야죠."

[2019년 5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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