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 / 명인건축 배종철 대표

[원불교신문=김세진 기자] "건축사는 요즘 시대 정신만 맑으면 정년에 구애 없이 전문인으로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어요." 진안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며 지역주민과 호흡을 같이 해온 명인건축 배종철 대표(64·법명 성환·문정교당).

인터뷰 도중 동네 이장 및 지역민들의 문의가 계속 끊이지 않는다. 격의 없이 소통하는 실력이 능숙하다. "건축사는 공학도이지만 예술가이지요.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서비스업이라는 것이지요. 사람과 사람을 만나서 진실하고 정직하지 못하면 절대 오래가지 못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바로 진정성이라고 그는 말한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많은 직장인의 로망인 전원주택에 관해서 물었다.
"현실과 이상은 아주 달라요. 다양한 문제가 생기고 특히 지역주민과의 불화 등도 문제지요. 제 주위를 보면 실패하는 사례를 적지 않게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부인의 말을 적극적으로 들었을 때는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요. 여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지요."

그의 가족은 건축학과 집안이다. 아버지의 영향인 듯 딸과 아들은 모두 원광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권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자연스레 자녀들이 건축학과를 지원하더라고요. 딸은 지금 시집가서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고 아들은 건축사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건축사가 되려면 건축학인증을 받은 대학을 졸업하고 건축사무소 경력이 3년이 지나야 건축사면허 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요. 1년에 한 번 건축사자격시험이 있습니다. 합격률은 연7~10%가량 되는 것 같아요."

그의 초창기 건축사무소는 전주에서 시작했다. IMF로 인해 전주 사무소를 접고 진안에서 새롭게 도전했다.

"초창기에는 어떻게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가 목표였어요. 시련기를 거치고 나니 가치관이 돈 중심에서 보람과 진실함으로 변한 것 같아요. 사회가 안정화 되면서 시대적인 상황으로 덕을 본 점도 있어요. 그래서 더욱 진실하게 임하고 보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1997년 화산교당에 입교한 그는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 이호인 교무가 한달 동안 독경을 하면서 신심이 났다고 한다.

"교무님의 정성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정말 의지가 많이 됐어요. 그 후 교당을 다니면서 재를 모시고 법문을 들으면서 실생활과 맞는 종교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교도의 의무를 지키려고 노력했지요."
 

진실하고 정직하지 못하면 절대 오래가지 못해
가정·교당·사회에 보은하는 삶 살고 싶어

원불교를 만나면서 사업에 영향을 끼친 점이 있는지 궁금했다.

"사실 저의 인상은 가만있으면 화난 사람처럼 보여요. 또 일상생활하는데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었죠. 그런데 원불교를 만나고 저를 바라보게 됐어요. 나한테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어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집에서도 마음을 잘 쓰는 연습을 하니 가정도 편해지고 내 마음이 편안해지니 결과적으로 사업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죠. 그러니 이런 기회를 준 원불교에 보은하며 사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요."

그는 집을 이사해 한동안 교당을 다니지 못했다. 건강이 안 좋아 집 가까이 있는 요가원을 다니면서 다시 교당에 다니게 됐다.

"우연히 요가원을 다녔는데 원장님이 정토님이셨던 거에요. 자연스레 바로 옆 문정교당을 다니게 됐어요." 문정교당에 다니게 된 그는 올해 교도회장을 3년째 맡고 있다.

"문정교당이 개척교당으로 시작해 누군가는 초석으로 역할을 해야 하므로 부족한 제가 맡게 됐어요. 사실 성격이 내성적이라 교도님들과 활발한 교류가 부족해요. 하지만 앞으로 제가 먼저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아직 작은 교당이지만 얼마 전 대각개교절 행사로 진행된 우두커니 명상대회나 원불교를 알리는 행사에 우리 교도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시는 모습을 보고 분발심이 났어요."

교당 활동도 활발한 그는 신흥교당 대각전 근대문화유산 등록 추진에도 기여했다. 이호인 교무는 배 교도의 도움이 가장 컸다며 그의 은혜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한 진안군청에 교육장학기금도 출연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희망과 꿈을 잃지 않도록 조금이나가 보탬이 되고 싶어 적은 금액이지만 출연하게 됐어요."

70살이 되면 사무소를 그만두고 설계와 시공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그는 가정과 교당과 사회에서 인정받고 보은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에게서 참된 도를 깨닫고 진실하고 정직한 '진인'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정성껏 자문해드리고 싶은 것이 소박한 꿈이에요."  

[2019년 5월1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