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라마을 삼부잣집 전경

[원불교신문=백현기 교도] 함라교당 서광덕 교무에게 처음 만나서 들은 말이 '함라마을 삼부잣집'이다. 함라교당으로 들어서면 긴 돌담길이 시작된다. 마을길은 그대로 담장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굽이의 골목을 돌 때마다 토석담, 돌담, 전돌을 사용한 담등 다양한 담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그는 "함라마을 삼부잣집은 조선말 전국 90여 집의 만석꾼 가운데 세 분이 함열(現 함라)에 산다하여 삼부잣집이라 불렸다"며 "마치 세 분이 경쟁을 하듯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곳간을 기꺼이 내주었다고 한다"며 호남가의 '인심은 함열' 이라는 가사를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함라교당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다수의 농촌 교당이 비슷하겠지만 함라교당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그는 "70년 역사를 간직한 함라교당의 출석 교도 수가 갈수록 줄어 들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며 원불교의 교법 중 "영육쌍전, 이사병행을 실천할 수 있는 교당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전체 교도 회의에서 나온 안건으로 정부에서 권장하는 협동조합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게 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은혜를 나눌 수 있는 '함라삼부자집협동조합'이 탄생하게 되었다.

함라삼부자집협동조합은 대산종사가 말한 '협동조합을 통해 지방의 원불교 생산기관에서 생산한 물품이 전국 친환경 물류의 중심이 되도록 하여 간접 교화의 장으로 삼으라'는 뜻을 받들어 원기103년에 함라교당 교도를 중심으로 다양한 조합원이 가입할 수 있도록 설립된 협동조합 법인이다.

'함라삼부자집협동조합'은 생명과 환경을 살리고, '교화, 교육, 자선' 원불교의 교법정신을 바탕으로 영육쌍전, 이사병행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도들과 비교도로 구성된 조합원들에게 청국장 및 발효식품을 판매하며 지역사회에 원불교를 알리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소통하는 장으로서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도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시제품 제작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함라삼부자집협동조합'의 내적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영육쌍전법은 원불교 핵심적 교리의 하나이다. 영과 육을 쌍전하라는 단순한 문자적 의미 이외에 더 깊은 교법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 원불교 〈정전〉에 영육쌍전법이 다음과 같이 설명되고 있다.

'(전략)… 새 세상의 종교는 수도와 생활이 둘 아닌 산 종교라야 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제불 조사 정전의 심인인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와 수양ㆍ연구ㆍ취사의 삼학으로써 의식주를 얻고 의식주와 삼학으로써 그 진리를 얻어서 영육을 쌍전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것이니라.'

영육쌍전, 이사병행을 통해 몸의 의식주를 구하고 마음공부를 실천할 수 있는 교당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가에서 권장하고 지원하는 협동조합의 형태와 원불교 교법 정신을 더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이를 함라교당에 먼저 적용하여 농촌의 새로운 공동체 교당모델을 만들고, 성공하면 다른 교당으로 확산 하고자 한다. 협동조합 운동은 교도의 증가는 물론 교단2세기 교당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함라교당

백현기 교도

[2019년 5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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