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유정 교도

[원불교신문=감유정 교도]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서 교당 나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모태 종교를 심어주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 의지만큼은 나오려고 노력해왔다. 커가는 아이는 행동과 목소리도 커져만 갔고 법회시 미안하고 무거운 마음이 일어났다. 그러면서 어린이 법회에 관심이 갔고 새롭게 단장할 기회도 왔다. 부교무님의 법회 후 전문 미술선생님을 통해 특화 수업을  8~10명 정도의 어린이들과 시작하며 자리를 잡는 듯 부모 참여도가 눈에 띄였다. 그러다 교무님들의 임기 과정 속에서 미술수업이 중단됐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아이들도 점점 보이지 않기 시작했고, 그 시점에 교당 신축으로 교당의 변화와 함께 조직이 개편됐다. 어린이 분과라는 명칭으로. 부회장이 어린이 분과에 관심이 많았고, 젊은 단의 활성화에 배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미술수업도 부활하고 어린이들 공간 새 단장에 교당 전체의 어른들이 배려해줬다. 

시작은 나의 아이를 포함해 4~6명으로 출발했다. 1년이 넘은 지금은 평균 16명의 아이가 있고 출석부 기재된 어린이는 22명. 특히나 대각개교절 같은 날만 오는 친구들 까지 28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원불교의 희망이자 국가의 희망이기도하다. 나의 아이만을 보는 시선으로서가 아닌 직업에서도 나는 많은걸 느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배우고 접한 것은 거부감없이 받아 들여
원학습 인성교육을 통해 접었던 꿈 다시 펼쳐보고 싶어

내가 기독교에서 운영하는 놀이학교에서 근무했을 때 놀란 건 바로 성경 수업 이었다. 특성 종교에서 운영 하는 곳이 아니여서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무관하게 원생 전원에게 1시간씩 무료 성경수업을 해준다. 참여율은 90%에 육박한다. 1시간 주1회 4주 한달 비용은 12만원 선이다. 안전한 곳에서 아이들이 1시간 더 있을 수 있다는 건 엄마들에게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많은 아이들이 성경책과 하느님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말하는 것이다. 종교적으로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배우고 접한 것들이 커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옛말처럼. 적어도 원불교는 물질적 지원이 어렵다면 내 교당 안에 있는 아이들만이라도 확보하고 키워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아이는 아이 개체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아이가 교당이 즐겁고 오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 그러면 부모 손잡고 교당 오는 길이 쉬워진다. 어린이 교화는 크게 보면 가족 교화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만을 배려해달라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또 하나의 교화는 원남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원학습 인성교육이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분리되어 같은 주제의 수업을 받고 있다.

가족 모두의 대화꺼리도 되고 함께하는 마음공부이다. 나 역시 관심은 있었으나 작년에서야 참여하게 됐다. 정말 놀랐다.왜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이제 알았는지,활성화가 안 되는 부분이 안타까웠다. 원 학습 인성교육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특히나 사고력 대조표를 쓰게 되면서 나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이를 키우며 직장 못지 않은 바쁨으로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음이 포착됐다. 또한 복직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했었다면, 원학습 인성교육을 통해서 접었던 나의 꿈을 다시 펼쳐 보고 싶다는  용기도 생겼다. 원학습 인성교육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참여하는 수업이고 경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점이 너무나 아쉬웠다.

전 세계의 머리 좋은 민족을 유태인으로 뽑는다. 그리고 그들의 학습을 따라한다. 유태인 교육은 성경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원불교인으로서 바른 가르침 마음공부도 인성과 함께 커 나간다. 그리고 원학습 인성교육은 경전이다. 우리에게는 원학습 인성교육이 교화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나는 확신한다. 

/원남교당

[2019년 5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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