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이한다. 이 기회에 창간호부터 최근호를 살펴보면서 깊은 감회에 젖게 됐다. 모태신앙으로 원불교와 인연이 된 기자는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유일하게 원불교를 믿어 소수의 종교라 놀리는 아이들과 다투기도 했다. 이런 아이가 걱정됐던지 아버지는 넓은 안목을 가지라고 절, 성당, 교회 등 이웃 종교에 데려가곤 했다.

그 영향으로 여러 종류의 신문을 보며 자랐다. 그중 매주 금요일 우편함을 보며 기다리게 한 것이 원불교신문이었다. 소수의 종교지만 당당하게 원불교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신문이었다. 출가를 서원한 지 20년이 지났다. 신문사에 오기 전 30여 년 동안 애독자였던 셈이다.

창간 50주년을 맞이한 원불교신문은 '일원 세계의 건설, 이해 봉사의 풍토, 인간 양심의 거울'의 사시에 따라 품위 있는 신문, 성실한 신문, 융화하는 신문을 만드는 데 노력해 왔다. 50년간 교단 사료의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기자가 전임지에서 정책 관련 보고서를 만들 때 큰 도움을 받았던 것이 바로 원불교신문이다.

그런 원불교신문이 간혹 비판기능을 상실한 정체성이 불분명한 언론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종교 신문은 그 특성상 전통을 중시하고 보수성이 강해 자기혁신을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원불교신문은 기관지의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교단의 부속물이나 어용신문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교단과 사회의 공식적인 양식이 될 수 있도록 자주성과 독립성을 키워 교단의 대표 언론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단 내외적으로 권력의 중추에 있는 사람들의 활동과 의견도 중요하지만, 계층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사람들의 삶과 의견도 전해줘야 할 것이며 원불교 관련 기사뿐 아니라 이웃 종교와 사회문제도 함께 다뤄야 할 것이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교법정신을 근간으로 메시지를 던져 주는 역할도 어렵지만 도전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구도자로서 진급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기자로서의 전문교육도 유념할 생각이다. 기사작성, 사진촬영, 전문가 초빙교육, 외부 교육기관 교육 연계 수료 등과 같이 직무 관련 전문교육과 언론 재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울러 모니터링 제도 등의 시스템을 갖춰나가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

50년 전 특집 기고에는 반백년기념대회를 앞두고 자기과시의 인상이 풍기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질적으로 고양시키기 위한 연구적 자세는 잘 행해지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50주년을 맞이하는 신문사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듯하다.

[2019년 5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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