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9인 선진들은 각자의 기도 장소로 이동해 기도식을 진행했다. 기도 장소는 노루목 뒷산을 중앙으로 잡고, 8방의 방위에 맞춰 주위의 산봉우리 혹은 산 중턱의 솟은 바위로 정했다.

또한 기도장소에는 단기를 제작해 세우게 했다. 기도를 시작할 때 먼저 향과 초, 청수를 진설하고 헌배와 심고를 올린 뒤 축문을 독송했다. 축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원 아무개는 삼가 재배하옵고 일심을 다하여 천지 부모 동포 법률전에 발원하옵나이다. 대범 사람은 만물의 주인이옵고 만물은 사람의 사용물이며, 인도는 인의의 주체요 권모술수는 그 방편이니, 사람의 정신이 능히 만물을 지배하고 인의의 대도가 세상에 서게 되는 것은 이치의 당연함이어늘, 만근이래(輓近以來)로 그 주장이 위를 잃고 권모 사술이 세간에 분등하여 대도가 크게 어지러울새, 본 단원 등은 위로 사부님의 성의(聖意)를 받들고 아래로 일반 동지의 결속을 견고히 하여 시대에 적합한 정법을 이 세상에 건설한 후, 나날이 쇠퇴해 가는 세도인심을 바로잡기로 성심 발원 하오니, 복원 사은이시여 일제히 감응하시와 무궁한 위력과 한없는 자비로써 저희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기도당시의 모습을 양하운 선진은 이렇게 회고했다. "구인 기도 다닐 때 도롱이를 들어 메고 삿갓 쓰고 청수 그릇 들고 병에 물 넣고 올라갔다. 저 산봉우리 이 산봉우리에서 꼭 한꺼번에 불이 번쩍했다. 마음 똑같이 먹고 행동 똑같이 했다." 

[2019년 5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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