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품과 개선, 정남정녀, 교구자치제. 104~106 교정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혁신과제다. 전무출신규정 개정의 건(정년연장, 품과개선, 정남정녀규정)과 교구자치제 추진으로 이해되는 이들 혁신과제는 분명 교단의 변화를 이끌어낼 제도 혁신이다. 

정년연장의 건은 기존 68세 정년을 74세로 연장하자는 게 핵심이다. 시행 후 6년 동안은 유연하게 제도를 운영해 68세 조기 퇴임이 가능하고, 정년연장에 따른 인사, 급여, 정양, 후생, 성적 등 제반사항이 검토되고 있다. 

품과개선의 진행방향은 3개품과를 교무 품과로 단일화하는 안이다. 알게 모르게 생겨난 품과 간 서열화 현상을 극복하자는 것이고, 전무출신 지원자 감소에 따른 폭넓은 문호개방과 평등한 전무출신 제도 운영을 위해 교화직, 전문직, 봉공직 교무 등 직종화에 따른 인사구분을 시행한다는 게 골자다. 

정남정녀 규정 개정의 건은 남녀 전무출신간 차별요소 철폐, 정녀지원서 항목 삭제 등 정남 정녀 지원과 심사, 예우에 관한 사항이 논의되고 있다. 여기에 교구자치제 추진, 즉 교구편제 개편방향의 건은 '대교구 권역별 법인 운영' 정도로만 가늠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도, 정체할 수도 없는 교단적 혁신과제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이는 현장의 온도는 여전히 냉랭하다. 사안에 따라, 아니 콕 짚어 이야기하자면, 정년연장의 건은 오히려 현장에선 반대의 기류가 더 거센 느낌이다. 개정 본의와는 다른 속내가 회자되고, 그렇게 떠도는 카더라 통신은 교단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혁신과제를 시행하는 교정원 부서장들의 이해와 추진력도 천차만별이다. 현장을 포용하고 주체적으로 교단혁신을 이끌어갈 정책 담당자들의 사기마저 떨어져 있다. '부서의 의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구색맞추기' 정책 추진에 실무자들의 의지가 제대로 실리지 않고, 오히려 반목의 불씨를 키운 '단회의 여론조사 의뢰'까지, 여러모로 담당 부서장들의 속앓이도 깊다. 이런 상황에서 집중적인 연구와 합리적 대안을 요구하기에는 그 간극이 멀고도 멀다.

중요한 문제지만 쉽게 다루기 어려운 일명 '뜨거운 감자'. 속으로 여전히 열기를 품고 있어 쉽게 먹으려 들면 손과 입을 데이게 되는 이 감자를 누군가는 손대야 한다. 그러니 현장에서도, 교정원 정책 담당자도, 최고 결정권자도, 각자 자신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혁신과제도 결국은 마음이 나야 그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이 글의 끝을 전무출신의 도로 맺고 싶다. '법을 위하여는 신명을 바치고 공을 위하여는 사를 버려야 한다.'

[2019년 6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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