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채시언 교도] 한 달 전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한 청년단체 대표가 청년문제를 얘기하다가 대통령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는 '정부가 청년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이 단편적'이라며 "정권이 바뀌고 청년들이 많은 기대를 했는데 정부의 청년 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점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었지만, 질타나 조언에 앞서 청년들의 공허함에 우리는 얼마나 귀 기울이며 공감해 보았을까 싶다. 필자도 지자체 및 정부와 청년정책 활동을 함께 하고 있기에, 대통령 간담회장에서 답답한 마음과 고생한 동료들이 떠올라 폭풍처럼 터져 나오는 대표의 눈물이 단순히 어리석고 나대는 젊은이의 나약한 눈물은 아닌 것을 분명히 안다.

청년세대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처럼 우리 원불교 내에서 재가출가를 통틀어 청년들이 교단에 요구하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교당을 다니면서 교당 청년회, 교구연합회, 원불교청년회 활동을 하게 되었고, 다양한 활동 경험을 토대로 주변 청년교도들의 이야기를 통해 교단의 좋은 점과 더불어 청년 교화에 대한 아쉬움과 다양한 요구를 알게 됐다. 

청년들이 지쳐서 무관심해지기 전에, 이제는 교단에서 청년세대와 청년 교화를 인식하는 것에 대해 결정권을 가진 집단부터 당사자인 청년들은 물론 전 교도들까지 함께 공론화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무언가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원불교의 역사는 청년회의 역사임이 자명하다. 그러한 사실 속에서 30년 전 교화가 잘됐던 시절을 회상하기보다 교정정책에 미래세대 교화가 특별히 수립된 만큼 지금 현실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청년, 더 나아가 청소년, 유아세대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그들을 위한 교화를 얼마나 공들이고 있는지 전체적이면서 구체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인 상황 점검을 통해 성과 중심이 아닌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계획 수립과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청년'은 상황에 따라 '사회적 약자'가 되기도 하고, '혁신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누구나 청년 교화가 중요하다고 인지하고, 교단의 지속 가능성이 청년의 미래에 있다고 말하지만, 10여 년간 청년 교화 문제를 진단하는 사람도,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도 기성세대라는 점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현장 교당에서 교무와 청년 교도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 다양한 사례 제공과 더불어 재정적 지원과 환경 여건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성과 위주 행사, 결정권자의 성향에 따른 공의과정, 특정 교당 교화 사례의 일반화, 시대적이지 않은 인재 양성 과정 등은 청년 교화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칠 뿐이다.

특히 교당에서 청년 담당 교무는 청년 교도들과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교당에 대해 소속감을 청년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지속가능한 청년 교화 발전에 가장 중요하지만,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여 구조적으로 여력이 안 되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또한, 교단에 있는 재가출가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원불교에 애정과 소속감을 가지면서, 청년 교도로서 교단 내에서 청년들이 꿈과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 제공과 환경을 조성하는 데 구체적 실행 계획 수립을 해야 한다.

/중앙교구청년회장·이리교당

[2019년 6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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