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기도를 시작한지 석달 열흘, 백일째인 8월11일이었다. 단장은 단원들을 향해 물었다. 

"그대들이 지금까지 기도해 온 정성은 심히 장한바 있으나 나의 경험한 바로는 아직 천의를 움직이는 데는 초원하나니, 이는 그래도 그대들의 마음 가운데 어떠한 사념이 남아 있는 연고이다. 사실로 인류 세계를 위한다고 할진대 그대들의 몸이 죽어 없어지더라도 우리의 정법이 세상에 드러나서 모든 창생이 도덕의 구원만 받는다면 조금도 여한 없이 그 일을 진행하겠는가? 옛말에 살신성인이란 말도 있고 또한 그를 실행하여 이적을 나툰 사람도 있었으니, 여러분이 만일 그와 같이 남는 것이 없는 마음으로써 대중을 위한다면 천지신명이 어찌 그 정성에 감동치 않으며 그 소원에 성공이 없으리요. 불원한 장래에 도덕의 정법이 다시 세상에 출현되고 혼란한 인심이 점차 정돈이 되어 창생의 행복이 장차 한이 없을지니, 그리된다면 여러분은 곧 세상을 구현한 구주요, 그 음덕 또한 만세를 통하여 멸하지 아니하리라. 그러나 생사는 인간대사라 고려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니, 단원 중 만일 조금이라도 자신과 가정은 물론하고 미망한 생각이 생명 희생에 남은 힘이 있다면 또한 숨기지 말고 곧 말하라. 그러한 사람에게는 생명을 바치지 아니하고도 다른 도리가 있나니, 이것이 결코 그대들에게 생명 희생을 단행하라는 것은 또한 아닌즉, 모두 각자의 마음에 따라 응답할 것이요, 조금도 나의 말에 끌리거나 동지의 체면에 구속되어 대답하지는 말라."

[2019년 6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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