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교무 배움 의지
응원과 격려 부탁
결국 교화로 연결

김철훈 교무

[원불교신문=김철훈 교무] 주말을 맞아 한울안중학교 학생들이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한 학부모가 내게 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가 얼마 전에는 느닷없이 교무님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중학교 2학년은 일 년에도 몇 번씩 장래희망이 변하는 시기인지라 지켜볼 일이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그 아이는 교무의 어떤 점이 좋아 보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중학생의 눈높이로 볼 때 교무가 꽤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즐겁고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니 교무의 삶이 좋아 보였나보다. 그러고 보면 나는 꽤 행복한 교무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감상이 들면서 그 아이에게 보였을 내 생활과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몇 해 전부터 어느 교무님의 권유를 받아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몸 쓰는 것을 싫어하는 나이기에 운동을 통해 기질변화를 이루고, 금방 잘 되지 않는 것도 정성스럽게 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이게 의외로 재미가 있다. 

생활에 소소한 재미가 생긴다는 게 삶의 질을 얼마나 높여 주는지, 또 배움을 통해 어제보다 나은 나로 성장하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알게 된 계기였다. 이러한 삶의 활력들이 교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니 다른 많은 부교무들도 이러한 기쁨과 즐거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이러한 까닭에 교화 현장에서 불철주야 교화대불공에 노력하는 주임교무들께 감히 부탁 말씀을 올리고 싶다. 

함께 하는 부교무가 만일 어떤 배움에 뜻과 의지를 보인다면 과감히 허락하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달라는 부탁이다. 그 배움은 자기 성취와 보람으로 이어지고, 거기에 얻는 에너지들은 결국 교화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청소년 교화의 최전선에서 원불교 2세기 주역들을 발굴하는데 있는 부교무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싶다. 

심신간 활력을 재충전하고 즐거움과 행복을 생산할만한 것들을 스스로 개발했으면 좋겠다. 이를 찾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든 배우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적 여유, 교무님과의 관계, 교당마다의 사정 등 배움을 갖는데 망설이게 만드는 여러 요소들이 있겠지만 나에게 도움되고, 앞으로 교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 반드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뭐든지 배워놓으면 크게 쓰이고 보은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화현장에 처음 나온 나에게 어느 교무님께서 "철훈 교무는 앞으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힘써 달라"는 당부를 들은적이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화를 할 때나, 그들에게 출가를 권할 때 교무의 말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연히 찾아오는 즐거움과 행복을 기다리지 말자. 배움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 나서자.

/승룡교당, 한울안중학교

[2019년 6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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