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 근무 전무출신은 원기103년 기준으로 115명이다. 이 가운데 교정원 소속은 83명에 이른다. 수차례 교정원 축소 개편 노력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무위에 그쳤다. 앞으로 교정원의 크기가 줄어들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축소할 이유는 원론적으로 들리고 축소하지 못할 이유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교정원이나 총부의 각 부서들은 업무량이 과다하다고 하소연한다. 대부분 일상 업무이기 때문에 업무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별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을 1명이라도 감축한다고 할 때 선뜻 동의하며 나설 부서가 있을까.

현재 총부와 교정원의 규모는 교단의 필요와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결정되었다고 믿는다. 따라서 기존 업무를 그대로 둔 채 조직의 축소 개편을 주장한다면 탁상행정이라고 비난 받을 것이다. 이 주장이 합리적 근거를 가지려면 실질적인 교구자치제 실행이 전제되어야 한다. 경산종법사 시절 교구법인분리를 중심으로 한 교구자치제 도입이 급물살을 탄 적이 있다. 하지만 조직 개편은 불완전하게 진행되었고 교정원 축소 논의도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했다. 지금도 3대3회 설계 이전부터 구상된 대교구제에 대한 연구는 답보 상태이고, 법인분리를 한 교구와 하지 않은 교구가 혼재된 채 시간이 흐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북교구에는 126명, 서울교구에는 112명의 출가교역자가 근무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충북교구는 20명, 강원교구는 24명에 불과하다. 굳이 교당과 기관의 숫자를 비교할 필요는 없겠다. 규모의 편차는 있을 수 있지만 거기에는 타당한 근거가 필요하다. 상식 밖의 편차를 합리화하기는 쉽지 않다.  

교정원은 정책으로 세운 교구자치화를 실행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교정원의 역량만으로 힘에 부친다면 교단적 테스크포스(TF)라도 출범을 시켜야 한다. 5~6명의 인원이라도 교구에 파견하여 현장과 업무를 파악해야 한다. 사무국에 10명 가까운 직원이 근무하는 교구도 있지만 1명의 직원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이름뿐인 교구도 있다. 그들의 세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교구'라는 명과 실의 간극이 너무 크다.

교정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총부는 앞으로도 거대한 행정타운으로 남아야 하는 것일까. 교정원 직원이 200명이 된다고 해서 일선 영세 교당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그 곳의 교화가 살아날까. 현장 교화를 중심에 두고 교구자치제를 실답게 추진해나가는 가운데 교정원의 역할이 재정립되어야 마땅하다. 교정원은 정책 중심 연구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고 교구는 현장 교화를 책임지는 조직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 개편 논의는 교정원장 임기 초에 해야 마땅하다. 조직혁신이 죽기보다 힘들다는 말을 새겨야 할 때다.
참고로 불교조계종 약13,000명 승려 가운데 총무원 근무 승려는 50명 정도다.

[2019년 6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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