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 이장은 군종교구장

군종교구에 부임한 지 3년째다. 소회는
'군종의 역할이 뭘까' 이 생각을 많이 한다. 전임 양제우 교무가 7년을 맡았는데 체계를 정비해 놓아 큰 도움이 됐다. 군종교구는 용금을 통일화시키고 교구에서 지원하는 체제다. 원불교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군종의 역할이 컸다.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는 군종의 위상이 4대 종단과 나란히 하고 있다.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후배들을 보면 고맙고 미안하다.

이웃종교의 군종관리는
모든 이웃 종교가 특별교구처럼 관리하고 있다. 종단에서는 1순위로 군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요즘은 젊은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그런데 군대에 있는 병사들은 60만여 명이 넘는다. 병사 대부분이 대학생과 청년들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웃 종교에서는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군종교구 교무들과 어떻게 소통하는가
군종교구는 기본적으로 군종교화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라 기본 자세가 되어있다. 군종교구는 전국에 있어 만나기 어렵지만 분기별로 출가교역자협의회를 통해 전부 만난다. 구성원 모두가 분과에 소속돼 있어 연구하고 발표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소통한다. 군종교구처럼 단톡방을 활용하는 교구는 없을 듯하다. 그리고 신성회, 설교대회 등 여러 행사에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 소통에 대해서는 문제 될 것이 없다.

군종교구의 장점은 수평적인 시스템이라고 들었다. 설명해준다면
군대 문화는 수직적 시스템이지만 역설적으로 군종교구는 수평적인 시스템을 추구한다. 기본적으로 모두가 교화자이고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역할이 다를 뿐이다. 누구나 가능성이 있고 기회가 주어진다. 배움에 뜻과 의지를 보인다면 응원하고 격려를 보내고 끝까지 책임을 져준다. 그러니 구성원들이 행복해 하고 성취와 보람으로 열정을 가질 수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화정책을 소개하면
교정원에서 사람, 미래, 혁신이라고 했다. 키워드를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군종교구는 그 바탕에서 사람중심, 미래창조, 조직혁신, 공동체 구현 이 네가지를 가치로 삼아 군내 원불교 군종 역할을 정립시키는 동시에 효율적 교화 및 업무체계 구축하고 있다.

정책 추진에 어떤 과제들을 안고 있는지
현재 내무반에 가면 조용하다. 군대에서 핸드폰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변화다. 예전에는 종교활동이 의무였지만 현재는 개인의 인권 문제로 선택이다. 군 환경이 이렇게 변화했는데 우리가 발맞춰 나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원불교 뿐만 아니라 기성종단도 타격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위기가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사람 수는 줄어도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똑같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원불교가 경쟁력이 있다. 물량 공세가 아닌 질적 향상을 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예전에는 법회 위주의 교화가 주가 됐다면 앞으로는 찾아가는 형식으로 상담을 하는 교화가 주를 이룰 것이다. 아울러 깊이 있는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핵심교화사업은 무엇인지
첫 번째는 간부교화다. 군종승인이 13년이 되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군종병 교화다. 올해 4회째를 준비하고 있는 군종병 신성회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2년 전에는 80명이 참석했고 지난해는 40명이 참석했는데 오히려 지난해 평가가 좋았다. 올해는 7월11일부터 2박3일로 진행된다. 인재양성 차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일반교화의 연계다. 군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하면 청년교화나 일반교화에 연계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목표라고 설정했다.

교구장이 생각하는 교화란
교화란 양적인 교화와 질적인 교화로 볼 수 있다. 양적인 교화는 군종교화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에게 원불교를 알리는 것이다. 좋은 이미지를 갖게 만드는 것이다. 질적인 교화는 선택 집중을 해서 인재를 양성하고 마음공부를 통해 훌륭한 인격을 쌓아갈 수 있고 교단과 나라에 큰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아울러져야 하겠다.

군종교구 경제 자립문제가 관건인데
후원인 모집과 관리가 중요하다. 어는 정도는 교단에서 정책적으로 군종 수입기관을 만들어서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군종에 관한 관심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고 우리가 군종에 대해서 알리지 않은 것도 반성한다. 지속적으로 가져줬으면 좋겠다. 군종의 일은 교단의 일이다.

교구편제에 대해서는
교구편제는 교역자들간에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해서 다수가 공감하고 나서 대교구제든 소교구제든 교구편제를 바꿔야 한다. 앞으로는 대중이 끌어가는 시대다.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이루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공감을 얻어야 한다.

마지막 하고 싶은 말씀은
괴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는 정말 중요한 곳이라 염원이 있다. 이 학교에서는 1년에 8000여 명의 장교가 온다. 그 사람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교화해야 하는 곳이다. 교화현장에서 젊은 교무들이 설 자리가 없는데 후배들이 열정적으로 교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교화란 것이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군종은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군종의 승인 과정도 전 교단이 재가출가가 일심 합력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 이후로 군종교화를 하고 교구를 운영하는 것도 뒤에서 드러나지 않게 후원해준 분들로 교화하는 것이다.

[2019년 6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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