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재원 참선반 회원들이 선어록 강좌 후 명상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명상은 복잡한 조직문화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의 건강 회복과 잠재력 계발, 행복추구, 문명사회의 질적 수준 향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명상이란
현대사회는 명상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명상은 그 근원인 종교 전통을 넘어 새로운 사회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하나의 흐름 또는 현상으로 자리하고 있다. 유명 기업가나 연예인 더 나아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 대부분이 명상과 관련된 경험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명상에 대한 관심은 자기계발의 의미를 넘어 일종의 트랜드가 되었다. 

2018년에는 고등래퍼 김하온이 본인의 취미가 명상이라고 소개하면서 어린 청소년들이 명상을 따라하는 유행이 생겨나기도 했다. 심지어 요즘은 '멍 때리기 대회'가 명상의 옷을 입고 대중들에게 명상과 관련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멍 때리기'를 통하여 뇌를 쉬게 하고 긴장을 풀어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불교 등의 전통적인 명상과는 차이가 있지만 대중적으로는 일종의 명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명상의 목표, 개념 등은 뇌과학, 심리치료, 신경생리학적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종교의 전통 안에서 추구하는 번뇌 망상의 근원적 해결, 괴로움의 해소, 해탈 등과는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마음인문학연구소의 명상 연구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는 명상과 관련된 연구로 명상을 마음공부에 적절하게 활용해 우리 내면의 잠재력을 계발하고, 이를 생활과 접목시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내는 사상과 방법론의 제시라는 큰 틀을 지향하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명상 프로그램의 개발과 더불어 현대사회에서 유행하는 명상을 진단해 명상에 대한 오해, 상업화, 교조화, 양극화 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과 대안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명상을 삶과 유리된 초월적 경험의 추구나 값비싼 돈을 지불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생활 속에서 명상을 해 나가며 자신과 삶을 성숙시켜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 성과를 제시하고 공유하고 있다.

대중적인 명상의 한계
현재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명상은 크게 두 가지 흐름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첫째는 마음챙김 개념을 심리학과 뇌과학 등에 접목시킨 것이고, 둘째는 자비의 개념을 심리학과 뇌과학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명상은 모두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 과도한 긴장, 성과주의, 자기소외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 문제는 '마음'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시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밖에 없기에 대중적인 명상이 기반하고 있는 전통적인 명상의 연구와 실천 역시 무시될 수 없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대중적인 명상의 한계를 인식하고 넘어서기 위해, 더 나아가 명상에 대한 오해와 과도한 맹신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초기·상좌부 불교, 선불교, 티베트 불교 등의 명상과 관련된 연구를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명상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것이다. 명상을 통해 뇌가 변하는 '뇌가소성', 심리적 문제 해결 등은 명상 수련을 오랫동안 실천해온 숙련된 명상가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적 특징들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명상을 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명상을 하면 치유·치료가 일어난다' '명상을 하면 삶의 문제가 해결된다' 등으로 명상의 효과를 부풀려 보도하는 내용에 현혹되기도 한다. 또한 명상을 실천할 때 생겨나는 심리적 우울감, 불안, 영적 우회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음에도 명상의 장점만을 나열하여 실제 명상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장애와 문제 등을 무시하는 것은 오히려 명상의 사회적 확산, 명상의 대중화를 방해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명상과 관련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명상과 새로운 문명 전환
현대사회에서 명상은 위에서 언급한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하고 매력적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미래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명상의 흐름을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전망해보자.

첫째, 명상은 사회적 상식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것처럼 명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알아야 하는 상식이 된다. 이때는 명상을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정보와 기술이 디지털 기기 등과 결합되어 다양하게 제공될 것이다. 둘째, 명상이 종교의 대안으로 등장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종교는 문화적 양식으로 나타날 뿐 절대적 신앙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명상과 기성 종교는 분리되어 종교와 관계없는 보편적 개념으로서의 명상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셋째, 명상의 효과를 실생활에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그러한 효과를 극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기술과 방법 등이 심화될 것이다. 그래서 명상의 효과를 증진시켜 줄 수 있는 관련 상품과 기술 등이 비약적으로 진보할 것이다. 넷째, 명상 트레이너와 같이 명상을 대중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할 것이다. 헬스장에 가서 운동 전문가에게 운동을 배우듯 명상 전문가에게 명상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이 명상이 우리의 생활과 깊이 있게 연계된다고 하여도 명상과 관련된 문제점 역시 끊임없이 생겨날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계발하고, 몸과 마음의 행복을 추구하고, 문명사회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명상은 하나의 새로운 사회적 대안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때가 되면 우리는 또 명상이 가진 한계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하여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명상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명상하는 사회는 안정되고 풍요로울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자본주의만으로는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명상의 사회적 관심과 지지 그리고 명상에 대한 수요의 증가는 우리가 새로운 문명 전환의 기로에 서 있음을 의미한다. 보편타당한 방식으로 때와 장소, 대상을 불문하고 적용 가능한 명상법에 대한 관심과 요구는 인간의 내면이 가진 근원적 평등에 대한 각성과 실현의 욕구를 보여준다.

만약 새로운 인류가 등장한다면 그들은 명상하는 인류가 될 것이다. 직업과 나이, 소득과 사회적 지위에 관계 없이 명상을 통해 잠재력을 계발하고 내면의 지혜와 자비를 사회와 문화 속에서 실현시키는 인류의 출현, 그들에게 명상은 삶의 방식이 될 것이다. 필자는 마음인문학연구소의 명상과 관련된 연구와 실천이 궁극적으로 이러한 명상하는 인류를 예견하는 것이라고 본다. 

◆ 오용석  
명상/선불교 전문가
남경대학교 철학박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명상학 박사 수료
현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2019년 6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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