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성 도무

[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대종경〉 교의품은 소태산 대종사가 내놓은 새 시대 새 교법의 진수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게 한다. 총 39장으로 구성된 교의품을 보지 않으면 대종사의 법을 알 수가 없고, 교의품을 받들어 보아야만 대종사의 법의 정신을 알 수 있다.

교의품 1장은 통합, 쌍전, 병행이라는 원불교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는 법문이다. 과거의 모든 교주가 '때를 따라' 나오셨기 때문에 그 교화의 주체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앞으로는 '그 일부만 가지고는 널리 세상을 구원하지 못할 것'이라 '이 모든 교리를 통합'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것이다. 이 통합과 쌍전과 병행은 이후 신앙과 수행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되는 교법 정신의 바탕이 된다.

교의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일원상'이다. 일원상은 3장부터 13장까지 무려 11장을 할애하였으니 총 39장 중 1/3에 가깝다. 그 내역을 보면, 일원상과 인간의 관계, 일원상의 신앙, 일원상의 수행, 일원상의 진리, 일원상과 석가모니불의 관계, 일원상 숭배와 불상 숭배의 차이점 등, 일원상 관련 법문이 총 망라되어 있다. 주로 질문에 답을 하는 문답의 형식으로 법문이 이루어져 있다. 아마 일원상의 진리와 일원상 숭배는 종래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진리관이며 낯선 신앙 체계였기 때문에 질문이 많았을 것이다. 천지만물 허공법계와 사은을 상징하는 일원상이 곧 '장년기'의 신앙 체계이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18장부터는 삼학 수행에 대한 법문들이 이어진다. 22장까지 그 비중도 상당하다. 주로 삼학 수행의 중요성과 삼학 병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우리 공부의 요도 삼학은 우리의 정신을 단련하여 원만한 인격을 이루는 가장 필요한 법'이라는 확고한 법문으로 육신의 의식주 삼 건과 다름없음을 강조하며, 한 가지라도 부족하다면 모든 일을 원만히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18장) 이를 놓고 볼 때도 일원상의 진리와 삼학 수행을 대종사가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가를 알 수 있고, 우리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공부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교의품 30장에 '용심법'이라는 말이 나온다. 흔히 알고 있는 말뜻은 '마음을 사용하는 법'이다. 그러나 용심법은 대종사가 법문한 그대로, '물질을 선용하는 마음 사용법', '재주와 환경을 바르게 활용하는 마음 사용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용심법을 배워서 무얼 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천만 경계에 항상 자리이타로 모든 것을 선용하는 마음의 조종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30장) 그래서 용심법은 '자리이타'와 '선용'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며, 마음공부의 어떤 기법이나 일반적인 당위성을 드러내는 말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지금 세상의 큰 병을 치료하는 큰 방문(약방문, 처방전)은 곧 '우리 인생의 요도인 사은 사요와 공부의 요도인 삼학 팔조라'(35장) 한 법문은 늘 마음에 깊이 새겨두어야 하는 법문이다. 마땅히 '사은 사요'와 '삼학 팔조'라는 교법 전체의 큰 물줄기로 천만 경계에 자리이타를 실천하며, 만물을 선용하는 마음의 조종사가 되게 하는 용심법이 〈대종경〉 교의품의 취지에 부합한다 하겠다.

[2019년 6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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