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타원 성기윤 미주동부교구장
미주총부 건설에 일심합력
교화콘텐츠 플랫폼 구축 전력
교화인재 발굴, 재정자립 과제
교역자 복지와 환경개선 시급

미주교화에 임하면서
4년 전 미주동부교구장 사령장을 받을 때 미주교화를 "금강산의 주인처럼 하겠다"고 말했다. 그때는 얼마나 당당했던지, 해외로 부임하는 교역자 중에서 웃으면서 사령장을 받는 교무는 처음이라고 했다. 

스승님 말씀에 '앞으로 삼학팔조, 사은사요만 알아도 서양에서 초청한다'는 이야기를 받들었는데, 마치 나를 두고 한 말씀 같았다. 왜냐하면, 해외 사정은 잘 모르고, 아는 것은 원불교 교리 밖에 없는데 이렇게 미국으로 오게 됐다. 대종사는 "회상 창립기에는 고생이 남달리 많지만 재미 또한 적지 않다"고 했다. 세계인들이 이 법을 알아보고 크게 감격하고 봉대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믿고, 매사에 정성심으로 임하고  있다. 

미주동부교구를 소개한다면 
동부교구는 17개 교당과 7개의 기관에서 30여 명의 전무출신들이 교화하고 있다. 3월에는 남미 3개 교당(부에노스아이레스, 상파울로, 산티아고)이 교구 소속으로 변경됐다. 남미 교당들이 편입된 데에는 원활한 업무교류와 협의는 물론 미주총부 정비에 있어 미주의 범위를 고려한 절차로 이해하고 있다. 미주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동부교구는 미주총부법인 원다르마센터,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UN사무소 등과도 업무 공유와 협력을 다하고 있다.

미주교화 현실은 어떤가
교구장으로서 늘 마음이 무거운 것은 각 교당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부족한 경제를 교역자들의 노동으로 유지하기도 한다. 교당은 있으나 교화에 적합한 시설이 아닌 곳도 있다. 생활 역시 영세함에 머물러 있어서 적극적인 교화를 펼치는데 애로를 느낄 때가 많아 일선 교역자와 교도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지역문화와 언어, 환경의 차이 또한 그 간격을 좁히는 데 어려움이 크다. 물론 미주교화 50년의 시점이라 아직은 개척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지역교화의 소통에 근간이 되는 언어의 이해와 원불교 현지화에 있어서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 역시 쉽지는 않다. 

또 하나 어려운 점은 교화 도량을 받쳐줄 출가교역자의 인력이 부족한 것을 들 수 있다. 교구 내 교당에 교역자를 파견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여러 교역자가 필요한  교당에도 원하는 인력만큼 충원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른 교화 공백 역시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기존 교역자들이 그 간극을 최소화하는데 혈심을 다해주는 것이 항시 고맙다.

뉴저지교당(원기104년 9월29일 봉불 예정) 전경.
보스턴교당(원기104년 10월6일 봉불 예정) 전경.

미주총부 건설 어떻게 준비하나 
교단 결복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전산종법사께서 황도국 미주 교령에게 법장을 수여했다. 이에 미주총부건설, 자치교헌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주교화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이 뛴다. 물론 산적한 과제들이 있지만 시작이 반이듯 교법세계화에 초석이 될 미주교화의 노력들에 교역자들부터 솔선이 되어 관심과 협업이 요청된다. 

전산종법사께서도 "대산종사의 경륜을 받든다"는 말씀을 하셨듯이 우리도 역대 스승의 경륜에 맥을 대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미주총부 설립은 미주교화 방안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새로운 교화모델을 창출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그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원다르마센터와 교구의 역할이 새롭게 정비되고, 이를 통해 현지교화 전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교당들을 지원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역자들의 생활 자립을 위한 최소 용금과 건강보험 적용 등 기본 복지에 대한 해결도 시급하다. 교역자들의 퇴임 후 정양 대책 역시 고민이 깊다. 이를 위해 교당·기관들이 교화와 목적 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사업기관을 전문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문화콘텐츠와 플랫폼 마련에 기여할 것이다.

교구 당면 과제와 그 노력
교당 재정자립도와 인력지원이 최우선 과제다. 교당이 지역교화의 중심지가 되고, 그 뒤를 훈련원과 교육기관이 든든히 받혀줌으로써 정기·상시훈련이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미주는 지역이 매우 넓고, 현지인들의 정서와 생활 패턴에 대한 고려 역시 교화 프로그램 개발과도 연관이 크다. 도시(마을)중심의 교당으로서의 역할과 적합한 프로그램 마련, 훈련원과 교육기관이 연동될 수 있는 유기적 정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역단위로 출가교화단을 통해 공부심 진작, 소통 공간, 내실 있는 교화에 대해 함께 공유하는 모임이 되는데 관심이 있다. 

그리고 교구교의회와 회장단 훈련, 재가교역자 훈련과 출가교역자협의회 등을 통해 교구정책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내실 있는 실행과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구의 당면 과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인지하고. 계획과 실행을 점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뢀리선센터 전경.

희망적이고 의미있는 교화사례가 있다면 
50년 가까운 미주 교화의 역사 속에서 한인 중심 교화에 머물지 않고, 현지인들이 중심이 된 선방, 법회가 이뤄지는 교화환경이 마련됐다. 그만큼 교화의 내적·외적 인프라가 조성됐으며, 영어권 교화에 노력하고 있는 젊은 교역자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만 교구장으로서 일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교당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야 하나 힘이 미치지 못해 안타깝다.

정기적으로 영어권 교화를 위해 교역자 훈련을 통한 교화사례를 공유하고 교화 프로그램이나 교화교재 등을 서로 협업하는 창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후진들의 노력에 감동을 받는다. 
1년에 두 차례 40~50명이 모여 '영피플 훈련(Young People Retreat)'을 젊은 교역자들이 주관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 교화터전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미주지역에서도 큰 서원으로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교법을 전하는 전령으로서 서원일념과 일천정성으로 자신의 교화터전을 지키는 교역자들의 헌신과 재가교도들의 성원에 늘 감사를 드린다. 교당과 기관들을 보면 날줄과 씨줄로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연결의 모습은 교단 운영 방향에 하나의 모티브를 제공한다. 즉, 통합과 개별화된 프로그램을 교당과 기관에 맞게 체화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작은 하나하나에서 멈추지 않고, 그 곳에서 큰 하나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원불교의 위력이고 장점이다. 

미주 원불교 역시 한국에서 발전하는 원불교와 함께 미래의 비전을 만들고 있다. 긍정의 에너지로 대종사가 염원했던 일원회상, 낙원세계 건설에 다함께 즐겁게 노력하자. "우리 회상은 큰 판이다."

휴스턴교당(공사 진행중) 전경.
오스틴교당 전경.

[2019년 7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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