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언 교도

[원불교신문=채시언 교도] 세상에 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 그렇다고 원불교 청년 교화가 팍팍한 이유에 대한 해결책을 '청년들의 공부 부족'만으로 극복하기에는 뭔가 힘겨워 보인다. 이럴수록 우리는 차분하게 태생적으로 해결이 힘든 문제와 그래도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구별부터 시작해야 한다. 

청년 교화가 힘든 이유를 말하라면 열손가락으로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주저없이 짚으라고 한다면 '청년 교화에 대한 전문가는 없고 관리자만 있는 구조'라고 말하고 싶다. 청년 교화를 위한 인사와 정책은 그곳이 처한 상황과 상관없이 결정권자들의 임명에 따르다 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신의 역량이 아닌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전문적 역량으로 청년을 교화하는 것이 아닌 관리에만 머무르는 한계를 낳았다. 이런 현실에 관한 문제의식은 사실 여기저기서 종종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관리자 역시 일종의 전문가이다. 유능하고 탁월한 관리자가 있는 조직은 그만큼 성장하기 마련이다. 이런 맥락에서 또 한번 질문을 던져본다. 청년교화에 관련된 관리자는 많은데 우리에게 제대로 된 관리자는 과연 있는가. 훌륭한 관리자란 무엇이며, 그 핵심역량은 무엇인가. 전문가가 스페셜리스트라면 관리자는 제네럴리스트에 가깝다. 관리자는 전체를 조망할 줄 알아야 하고 또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양'과 '리더쉽'이 필수이다. 과연 공부하는 관리자(리더)가 얼마나 있을까.

관리자라고 해서 다들 착각하는 게 교화에 관련된 청년 활동만을 핵심 업무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본 중에 기본이고 핵심은 교법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삶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교화의 진짜 핵심 업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정보습득을 통해 자신을 업데이트하면서 동향 파악을 해야 한다.

청년 생태계가 망가졌는데 살아남을 수는 없다. 그동안  교단 내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그 많던 청년들이 어디에 있을까. 공부 부족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삶을 폄하하거나, 의사 결정권 남용으로 인한 불신 문화 형성, 재가출가의 역할에 대한 불필요한 경쟁의식 등 건강한 교화 문화가 없는데 그 속에서 청년들이 살아남을 방법도 없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논쟁이 아니다. 교화 조직이 성장해야 교단도 존속 가능하다. 

특히 지역적으로 청년 교화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찾을 수 있는 기반과 다양한 기회가 제공될 때 가능하다. 청년들이 교법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뒤 이를 통해 자기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청년 교화의 어려움에 대한 논의는 30년 전부터 해왔다. 이에 따른 방안 모색도 이미 충분하다. 이제는 실천을 해야 할 때다. 역설적이게도 최근에 들어서야 원기73년에 발간된 <새 세상의 주인들>이라는 책을 접하며 공부하고 있다. 청년 교화에 대한 자기반성과 어떻게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실마리를 모색하는 중이다. 

현상에 대한 불만으로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문제에 대해 서로를 비난하는 것만큼 쉬운 일도, 무의미한 일도 없다. 제대로 된 리더 혹은 관리자가 없는 것은 근본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중앙교구청년회장·이리교당

[2019년 7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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