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그대들의 몸은 곧 시방 세계에 바친 몸이라 앞으로 장차 영원히 모든 일을 진행할 때에 비록 천신만고와 함지사지를 당할지라도 오직 이때의 이 마음을 변치 말고 또는 가정 애착과 오욕의 환경을 당할 때에는 오직 금일에 죽은 셈만 잡는다면 다시는 거기에 끌리지 아니할지니 그 끌림 없는 순일한 생각으로 공부와 사업에 전일하여 길이 중생 제도에 노력하라."

밤11시를 지낸 뒤, 단장이 단원들에게 일제히 노루목 뒷산(중앙봉)에 올라가 기도를 하고 오게 했다. 아홉 단원들이 중앙봉에서 기도를 마치고 도실로 돌아오자, 단장은 각 단원들에게 새 이름을 주면서 말했다. 

"그대들의 전날 이름은 곧 세속의 이름이요 개인의 사사로운 이름이었던 바,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어 매장되었으므로 이제 세계 공명(公名)인 새 이름을 주는 바이니, 삼가 받들어 가져서 많은 창생을 제도하라."

대개 종교를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헌신한 자를 순교자라 한다. 순교(殉敎)란 종교에서의 신념으로 살다가 죽는 것을 말한다. 대종사가 아홉 제자에게 설한 순교는 한 종교만을 위한 순직이 아니라 '시방세계 중생을 위해 죽는 것'을 의미했다. 모든 인류를 위해 어떻게 내 생애를 바칠 것인가를 헌신하는 삶의 자세는 훌륭한 순교정신이 아닐 수 없다.

대종사는 그들에게 단지 순교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았다. 가치있고 현명하게 살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고 창생을 제도하고자 신명을 바친다는 의미가 있다. 아홉 제자들은 스스로의 생명을 바쳐 창생제도를 이루고자 서원해 다시 새 법명으로 태어났다. 

법인절은 우리 회상이 허공법계로부터 인증을 받은 의미며, 구인선진이 새 법명으로 다시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2019년 7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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