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지극히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지나니
챙기지 아니하고 어찌 그 마음을 닦을 수 있으리요

[원불교신문=오덕진 교무] 구전심수(口傳心授)란 입으로 전하여 주고 마음으로 가르친다는 뜻으로, 일상생활을 통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도록 가르침을 이르는 말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구전심수의 정법 아래 사람 사람이 대도를 체험하고 깨치게 하도록, 간단한 교리와 편리한 방법을 내놓으셨고 이를 훈련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간단한 교리와 편리한 방법인 〈정전〉을 생활 속에서 응용한 후 지도인에게 일일이 문답할 때 법맥(法脈) 신맥(信脈) 법선(法線)을 올바로 연할 수 있습니다.

▷공부인: 일상수행의 요법이 누구라도 공부할 수 있는, 간단한 교리를 품고 있는 편리한 수행법, 그래서 으뜸가는 수행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일상수행의 요법이 너무 쉬워서 정말 그런가 의심이 듭니다. 

▶지도인: 그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종교적인 가르침은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면이 있어야 권위가 있다고 여기니까요. 하지만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가르침으로는 모든 사람이 다 같이 공부할 수 없습니다. 
일상수행의 요법은 소태산 대종사께서 펴주신 모든 교법을 누구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수행법입니다. 〈정전〉 교의편은 교법의 원리를 밝혀주신 부분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일원상'장에서 우리 성품의 원리와 우주 자연의 이치를 확실하게 터득하게 한 후, 마음을 공부하는 길은 일원상의 진리에 근거해서 이렇게 밟아가야 한다고 '삼학 팔조'를 밝혀주셨고, 인생길은 일원상의 진리에 근거해서 이렇게 가야 한다고 '사은 사요'를 제시하셨습니다. 

▷공부인: 일상수행의 요법 1조는 정신수양, 2조는 사리연구, 3조는 작업취사, 4조는 팔조, 5조는 사은, 6조는 자력양성, 7조는 지자본위, 8조는 타자녀교육, 9조는 공도자숭배. 모든 교법이 다 들어있군요. 

▶지도인: 대산종사께서는 "1조는 정신을 양성하여 일심정력을 만들고, 2조는 사리를 연구하여 대원정각을 하고, 3조는 작업을 취사하여 중도를 실행하고, 4조는 신·분·의·성으로 정진해서 불신·탐욕·나·우를 제거하고, 5조는 사은의 지중한 은혜를 발견해서 보은감사 생활을 하고, 6조는 자력을 양성시켜서 인권평등이 되게 하고, 7조는 모르는 것을 배워서 지식평등이 되게 하고, 8조는 아는 것을 가르쳐서 교육평등이 되게 하고, 9조는 공도주의를 실현하여 생활평등이 되게 한다. 이상의 내용 가운데 전 생령을 건지는 방법으로는 삼학 팔조요, 세계평화의 근본으로는 사은에 대한 보은생활이요, 서로 잘 사는 묘방으로는 사요의 실현을 말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대산종사법문집〉 1집, 진리는 하나 5. 원불교)
소태산 대종사께서 말씀하신 광대무량한 낙원은 모든 사람이 삼학 팔조로 마음의 자유를 얻어 세계 평화가 실현되고, 인권과 지식·교육·생활이 평등한 세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세계를 특별한 힘을 갖춘 영웅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상수행의 요법'을 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평화롭고 원만 평등한 세계가 되어지는 것입니다.

▷공부인: 생활 속에서 고작 나 한 사람, 고작 경계마다 한 마음 챙기는 것이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니 설득되지 않네요. 모든 고통을 단번에 소멸하고 초월하는 보다 근원적인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지도인: 보조국사 지눌께서는 '성품은 작용하는 데 있다'고 하셨습니다(〈수심결〉 5장). 우리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경계를 따라(공적영지의 광명을 따라) 작용할 때 그 마음을 포착하고 공부할 수 있죠.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하였나니, 챙기지 아니하고 어찌 그 마음을 닦을 수 있으리요"라고 말씀하시고, 경계를 대할 때마다 공부할 때가 돌아온 것을 자각하고 잘 살피도록 일상수행의 요법을 내주신 것입니다. 또한, 이 법대로 부지런히 공부하면 범상함을 뛰어넘어 성인의 단계에 들어서는 초범입성의 큰 일을 성취한다고 하셨습니다.

/교화훈련부

[2019년 7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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