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보통 하늘을 아버지에, 땅을 어머니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처럼 성가 13장은 소태산 대종사를 이어 오늘의 교단이 창립되기까지 법모의 역할을 해주신 정산종사의 찬송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산종사 찬송가가 대종사 찬송가 이후 대봉도 대호법, 전무출신, 거진출진, 희사위, 석존찬송가 다음에 나온다는 점이 마음에 새겨보면 왠지모를 울림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소태산 대종사의 깨침과 정산종사의 법력으로만 이뤄진 종교가 아니라 교단창립과 발전을 위해 재가출가의 똑같은 노력과 선천 개벽시대 3천년을 이끌어 온 석가세존까지도 원불교가 탄생되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또 우연이 아니라 당연으로 있어진 일과 인연이었으리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또 풍류로써 세상 건지라 한 정산종사이기에 성가13장은 더 적극적인 표현이 요구되는 찬송가로 느껴지기도 한다. 가사를 보면 아주 쉽게 정산종사가 교단창립과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고, 이 회상과 세계를 위해 어떻게 대종사의 법을 받들고 펼쳤나 하는 것을 간단명료하게 알 수 있다.

정산종사는 1961년 4월에 '한울안 한이치에 한집안 한권속이 한일터 한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는 삼동윤리를 발표했다. 하나되는 화합과 하모니를 강조한 만큼 성가 13장은 더욱 조화롭게 불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격변의 시기에 원불교의 모든 기반을 마련하고, 발전시킨 그 느낌, 기억에 대한 회상을 끌어내다 보면 이 곡이 하나의 역사극을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대종사 찬송가에서 새 기운이 도래하는 천지가 열리는 느낌을, 정산종사 찬송가에서는 지각의 변동이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면 좋겠다. 세상의 새 종교로서 이 회상과 일원의 진리를 낳아 주시고 온 세계의 화합과 평화의 중심축이 되는 종교로서 그 종통을 이어 길러주신 점을 생각하면 저절로 찬송이 될 것이다. 눈앞에 역사가 마치 살아서 흘러가는 듯한 느낌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내가 지나온 가장 소중한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주는 듯한 느낌으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영산선학대학교

[2019년 7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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