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생각하는 부담감이란 뭔가요?" 지난달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 5차전을 앞두고 토론토 랩터스에서 연봉 300억 원 이상을 받는 카일 라우리 선수에게 기자가 질문했다. 라우리는 "나와 사촌 동생들을 먹이고 키워야 했던 어머니와 할머니가 느꼈던 것이 부담감일 것이다. 매일 새벽 5시에 출근하면서 아침에 가족들에게 시리얼과 우유를 챙겨줘야 하는 그런 것이 바로 부담감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녀들을 자신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아침 1시간 반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일을 나가는 그런 사람들이 영웅이다"고 답변했다.

성숙한 인터뷰로 화제를 모은 카일 라우리는 결국 토론토 랩터스가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부담감은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의무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느낌을 말한다. 일찍이 대종사는 호주의 책임을 강조하며 "한 가정은 한 나라를 축소하여 놓은 것이고 한 가정은 나라의 근본이 되니 그 가정을 잘 다스리고 보면 국가는 따라서 잘 다스려질 것이라"고 법문했다. 근본을 강조한 것이다.

한 가정의 책임자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겠지만 확장해서 보면 맡은바 직장에서 목표로 하는 것에 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이다. 기자가 정론직필을 통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신문으로 거듭나게끔 일조해야 하는 것도 부담감일 것이다.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종사자가 인재양성을 실현하는 데 일조해야 하는 것도 부담감일 것이며 교화·복지·산업기관 등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누구나 어느 곳에든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원불교인으로서 근본적인 의무와 책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종사는 "사람은 빈부귀천 남녀노소를 떠나서 모두 다 부처님이라 불공하듯이 공경해야 한다"며 "법신불의 진리가 크게 들어나 이것이 행하여지는 것이 '용화회상'이다"고 밝혔다. 우리가 중시해야 할 것은 원불교가 이 세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그 목적을 이루려는 의무와 책임을 우리는 수행하고 있는지 자각해야 한다. 그런 것이 부담감이다.

극도로 발달하는 물질문명의 폐해 속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나는 어떠한 의무와 책임을 다했는가' 성찰해야 한다. 또한, 각자의 영역에서 '얼마나 전문성을 확보했는가' 성찰해야 한다.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다양한 영웅들을 만난다. 현장의 곳곳에서 교법을 실현하기 위해 재가출가 교도들의 헌신과 노력을 확인하며 진정한 부담감이 무엇인지를 보게 된다.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대의가 행해지는 지금, 이 순간이 '용화회상'이다.

[2019년 7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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