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서양준 교무] 학교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교사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이다. 사실 환경적인 요소는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보긴 어렵다. 많은 미디어 매체에서 이야기하듯 교권은 점차 하락하고 학생들은 점점 방황하며 학부모들은 학교를 불신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단체 채팅방에서 생긴 일을 경찰에 신고하며 부모들은 교육부에 민원 넣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그 결과 아이들의 싸움은 곧잘 어른들의 싸움으로 번져 결국 얻는 것이라곤 하나 없이 아이들의 가슴 속에 커다란 흉터만을 남기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선생님들은 교육의 의지를 잃지 않는다. 누가 월급을 더 챙겨주는 것도 아니고  직급이 오르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말도 없이 아이들과 함께 활동한다. 학급 아이들의 친목을 위해 함께 섞이자는 의미로 비빔밥을 만들기도 하고, 텐트에서 함께 별자리를 관찰하며, 다양한 수업을 시도해서 아이들과 연기를 하고 CF를 만들어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압박과 지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디어를 짜고 실행한다는 것이 너무나 경이롭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바른 교육을 선사하고 더 많은 체험을 시켜주며 좋은 미래를 준비시켜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선생님들의 노고는 전무출신으로 살고 있는 내가 오히려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런 열정적인 선생님에게 왜 이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진행 하냐고,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천진한 미소로 본인이 재밌어서 하는 거라고 대답한다. 그 아이같이 사심 없는 미소는 너무나도 맑고 또 맑았다.

대종사는 아이들을 하늘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 눈에는 이 각박한 환경 속에서 맑게 웃을 수 있는 선생님들도 하늘 사람처럼 보인다. 아이들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사심 없이 일하는 하늘 사람의 모습이 하늘 멀리 있지 않다는 법문을 떠올린다.

요즘 아이들에게 장래희망 직업을 물으면 대부분 공무원이라고 하며 그중에 교육공무원인 교사도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왜 그런 꿈을 가지게 되었냐고 물어보면, 안정적이어서 선택했다고 이야기한다. 교사가 꿈인 이런 아이들이 정말 교사가 된다면, 과연 그 뒤에 무엇을 더 노력하고 있을까?

자본주의 시대에 소비를 권장하는 문화 속에 살다보면, 저차원적인 욕구를 촉구하는 경향이 있다. 미디어 매체는 더 맛있는 음식, 더 비싼 옷, 더 큰 집을 선전한다. 그러나 그 욕망은 끝이 존재하지 않는 법. 지구의 자본은 한정이 되어 있고 우리의 욕망은 한정이 없다. 우리가 계속 저차원적인 욕구를 추구한다면 그 끝은 불 보듯 뻔하다. 매슬로우는 욕구의 단계가 있다고 했다.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가 안정적인 수입을 얻어 집에서 치킨을 먹는 것이라면 그 삶이 얼마나 허망한가.

원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성불제중은 매슬로우의 말을 빌려 표현하면 자아실현과 일맥상통한다. 앞으로의 시대, 자신의 차원을 높이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에 교사로서 교무로서 살아남기 위해 자아실현을 꿈꿔본다.

/원광여자중학교

[2019년 7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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